“응원봉은 쉽게 꺼지지 않지”…탄핵 집회 가득 메운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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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지난 7일 밤 시민 약 100만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윤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특히 이번 집회엔 청년세대의 참여가 늘면서 촛불 대신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투쟁가 대신 K팝이 울려 퍼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윤 대통령 탄핵이 불발된 후 탄핵소추안 재발의가 예고되면서 탄핵 집회 열기는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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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지난 7일 밤 시민 약 100만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윤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특히 이번 집회엔 청년세대의 참여가 늘면서 촛불 대신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투쟁가 대신 K팝이 울려 퍼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윤 대통령 탄핵이 불발된 후 탄핵소추안 재발의가 예고되면서 탄핵 집회 열기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7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집회 현장 곳곳에선 대학생과 젊은 부부 등 20대 시민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정국 이후 두 번째로 집회에 참석했다는 강모(29)씨는 “8년 전 집회와 지금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게 실감 난다”며 “당시에도 젊은 분들이 많았지만 오늘은 젊은 시민들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나라 걱정하는 무거운 마음으로 집회 현장을 찾았지만 심각한 모습만 보일 생각은 없다”며 웃었다.
이번 집회에선 아이돌 응원 도구를 흔들며 탄핵을 외치는 등 일종의 축제처럼 변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집회 현장 한쪽에선 남성밴드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나 걸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쉬’ 같은 K팝이 흘러나왔다. 참가자들은 마치 콘서트에 온 것처럼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모(26)씨도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집회 현장을 찾았다. 이씨와 동행한 친구들은 한 손에 핫팩을, 다른 손에는 아이돌이나 야구단 응원봉을 쥐고 있었다. 이씨는 “박근혜 탄핵 정국 때 촛불은 불면 꺼진다는 일부 보수세력의 지적이 있지 않았냐”며 “그렇다면 불어도 절대 끌 수 없는 야광 응원봉으로 꺼지지 않는 우리의 마음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SNS상에선 집회 참여 인증이 이어졌다. 올해 수능 시험을 본 정모(19)씨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아이돌 팬들이 응원봉으로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는 인증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의견 표출이 확실한 젊은 세대에게 계엄 사태는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었을 것”이라며 “젊은 층 참여로 집회가 전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띠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 집회 참가자 규모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매주 토요일 탄핵 의결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휴일을 맞아 집회 현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8일에도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도심 곳곳에서 진행됐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를 열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했다. 시민단체 촛불행동도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전날에 이어 다시 국회 앞을 채운 시민 2만명(주최 측 추산)은 “윤석열을 체포하라” “국민이 이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양대 노총도 지속적인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윤 대통령 퇴진 때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집중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탄핵 무산 직후 낸 성명에서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조합원, 국민과 함께 국회 앞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최원준 김승연 이정헌 한웅희 기자 1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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