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수감? 검찰로 피신한 것" 野, 檢 나서자 특검 꺼냈다
더불어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검찰과 군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모든 수사기관이 독자 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국회가 추천하는 특검을 통해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 전원의 즉각 구속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가수사본부가 수사를 도맡아서 하고, 결국엔 특검으로 가야 한다. 국회가 신속하게 내란 특검을 통과시키고, 군 검찰과도 협력해 수사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일반·상설특검을 모두 가동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일단 10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와 관련한 상설특검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5일 상설특검 요구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상태다. 수사 대상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을 포함하고,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다른 범죄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상설특검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만큼 속도전이 가능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내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라도 통과시켜 어떻게든 본회의에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반특검은 상설특검보다 수사 기간이 길고 규모가 크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민주당이 일반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대통령 2선 후퇴’의 허구성을 드러내겠다는 측면도 있다. 김 최고위원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얘기하는 대통령 직무정지가 얼마나 허위인지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반특검법을 9일 발의해 이르면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이 상설·일반 두 특검 카드를 동시에 꺼낸 것은 여권의 영향력이 미친다고 판단하는 검찰의 수사 속도전 때문이다. 검찰은 8일 새벽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체포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내란수사에서 검찰은 결코 주체가 될 수 없다”며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실이 내란 아닌 직권남용으로 축소하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잡고 검찰 수뇌부와 소통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심우정 검찰총장도 탄핵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했고, 김용현 전 장관이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것에 대해서도 “검찰로 피신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사례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사령관은 기무사령관으로 재직하던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기무사 내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검찰은 올해 2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도 병행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추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9일 재발의하고, 이르면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7일 국회 재표결에서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됐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은 비상계엄의 주원인으로 보인다”며 “대통령 탄핵안만 표결하면 국민의힘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니 일반 특검도 최대한 많이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박성재 법무부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도 추진하기로 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10일 탄핵안 보고 뒤, 12일 처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강보현·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왜 엄마 죽었죠?" 딸은 따졌다…'구구팔팔이삼사'가 부른 분노 | 중앙일보
- 김종혁 “체포조, 한동훈 방 잠복하다 쏟아져 나와” | 중앙일보
- "어린 여자와 살며 정신 나갔다"…돌변한 아빠, 그는 조종당했다 | 중앙일보
- "계엄 환영, 간첩 사형해달라"…당당하다던 뮤지컬 배우 결국 | 중앙일보
- 봉준호·강동원·손예진 등 영화인 2518명 "윤 파면·구속하라" | 중앙일보
- '건강이상설' 프란치스코 교황 턱에 선명한 멍자국…무슨 일 | 중앙일보
- 깎아지른 암벽에 헬기 닿을뻔…35세 특수구조대, 아찔했던 8월 | 중앙일보
- 군검 12명 합류 '매머드' 합수본 vs 민주당 상설특검…뭐가 셀까 | 중앙일보
- 초유의 준예산 사태 덮치나…탄핵 정국이 집어삼킨 '경제로드맵' | 중앙일보
- "내 질문은 언제나…" 스톡홀름에 울려퍼진 한강 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