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웃어야 할지 난감, '열혈사제2' 왜 이러나

김상화 2024. 12. 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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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SBS < 열혈사제2 >

[김상화 칼럼니스트]

 SBS '열혈사제2'
ⓒ SBS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내용이 연속 등장했다. 지난 6일 방영된 SBS < 열혈사제2 > 9회에선 마약 집단의 피습을 받은 신학교를 구하는 과정에서 실신하고 쓰러진 김해일 미카엘 신부(김남길 분)를 중심으로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구벤져스'의 활약상이 그려졌다.

이교장(이대연 분), 채도우(서범준 분) 뿐만 아니라 구벤져스도 미카엘 신부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중병을 앓고 있다는 걸 알고 더 의기투합했다. 폭탄이 장착된 대형 선박에 침투했던 구대영(김성균 분), 구자영(김형서 분), 오요한(고규필 분), 쏭삭(안창환 분) 등은 김홍일 일당(성준 분)에게 정체가 발각될 위기에 처하지만 언더커버 요원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일련의 장면들은 보는 내내 "굳이 저렇게?"라는 의문을 품게 했다. 드라마가 중반부 이후 과도한 코미디 성격이 강해지자 이야기의 축도 흔들리는 난맥상을 드러냈다.

뜬금없는 뮤지컬 ·인형극 등장
 SBS '열혈사제2'
ⓒ SBS
뒤늦게 김해일의 입원 소식을 들은 고마르타 우마 경찰서장(허순미 분)은 뒤늦게 자신의 무능력함을 반성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식물 서장'이 됐는지 고해성사했다. < 열혈사제2 >는 이를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냈다.

더욱 당황스러운 대목은 그 뒤에 등장한다. 마음을 고쳐먹은 고마르타 서장은 자신을 무시하는 마약팀 형사 앞에서 "오늘부로 새로운 마약 팀장을 모셔 왔다" 면서 복화술용 인형을 등장시켰다. 이를 바라본 비리 형사들은 어이없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청자로서 봐도 당황스러웠다. 재미와 웃음의 요소가 시즌1 대비 강화된 점은 충분히 이해됐지만, 회차가 쌓일수록 이에 대한 균형감이 균열을 일으켰다.

언더커버 요원 덕분에 목숨 구한 구대영
 SBS '열혈사제2'
ⓒ SBS
한편 선박에 잠입했던 구대영-자영 형사, 쏭삭, 요한은 정체가 발각될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폭력배 일당 중 열빙어(오희준 분)가 대영의 등에 있는 상처 이야기를 지어내면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열빙어는 경찰에서 파견된 언더커버 요원 빙상우였지만 자신의 정체를 아는 상관이 사망하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그를 통해 현재 국정원 요원 출신 여성 한명(신은정 분)이 납치되어 고문을 받는다는 내용을 들은 대영은 즉시 김해일에게 소식을 전달했고 신부는 자신의 선배 정석희임을 직감했다. 비슷한 시간 러시아인 고자예프로 신분을 감춘 고독성(김원해 분)은 박대장(양현민 분)을 만나는 과정에서 배 안에 엄청난 위력의 폭탄이 설치된 걸 알았다.

일련의 과정을 취합한 김해일 신부는 "대한이, 민국이가 직접 쳐들어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면서 박경선 검사(이하늬 분)과 함께 여장을 한 채 선박 침투를 시도하는 황당한 작전을 시도했다. 한편 당초 7일 방영될 예정이던 < 열혈사제2 >는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처리 관련 뉴스 특보 관계로 결방되고 다음주 재개된다.

갈수록 나뉘는 호불호
 SBS '열혈사제2'
ⓒ SBS
방영 초반만 하더라도 오랜 공백을 깨고 시즌 2의 귀환을 환영하는 시청자들의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드라마 내용에 대한 불만의 의견이 점점 쌓여가는 모양새다. 연출자를 비롯한 제작진이 바뀌면서 어느 정도 극의 방향성 또한 달라지는 점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런데도 시즌1에 비해 너무 과장된 이야기가 반복돼 이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남길, 이하늬 등 출연진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은 여전하다. 다만 잔혹한 살인 장면에서 주변 등장인물의 설득력 떨어지는 과도한 코믹 설정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뮤지컬 장면과 복화술 인형의 등장과 맞물려 이번 < 열혈사제2 > 9회분은 이번 시즌의 문제점이 모아져 있다.

진중함과 긴장감, 이를 적절히 완화하는 유머의 조합이 이뤄졌던 앞선 시즌에 비해 이번 < 열혈사제2 >는 첫 회 방영 이후 반응은 미적지근한 상태다. 물론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라는 SBS 금토 드라마 고유의 주제에는 부합한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과정이 시청자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면서 기대만큼의 폭발적인 호응 유발이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제 남은 회차는 단 3회분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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