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자간담회…"즉각 사퇴, 탄핵 아니면 길 없다"(종합)

오지은 2024. 12. 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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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尹 담화 매우 실망…분노 더 키워"
탄핵소추안 부결 때는 임시국회 열 예정
김민석, '추가 계엄' 우려 "기획팀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윤석열 대통령 담화 직후 국회에서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으로 예고됐던 간담회는 윤 대통령의 긴급 담화 발표로 한 시간 연기돼 10시 30분부터 50분간 열렸다.

민주당, 尹 담화-與 반응 비판

이 대표는 윤 대통령 담화를 두고 "매우 실망스럽다. 국민 배신감과 분노를 더 키우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 가장 큰 위협은 대통령 존재 자체"라며 "해결하는 방법은 즉각 사퇴, 아니면 탄핵에 의한 조기 퇴진 외에는 길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국민과 함께 내란 사태의 주범인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 배제를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7일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속내'를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임기가 2027년 5월 10일까지인데 '5월 1일까지 하면 조기 퇴진 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될 수 있다"며 "무의미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알량한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버려라"라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한 대표는 사실상 '술 안 먹는 윤석열 시즌 2'라는 말이 있다"며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담화에서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과거 사과문에서 '임기 문제를 국회에 일임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대비된다. 이에 박찬대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가 내란 공범과 상의해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희대의 헛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우리 당'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추측건대 국민의힘과 모종의 대화를 나눈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 尹 탄핵소추안 부결되면 다시 발의 예정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은 만일 이날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더라도 다음 회기에 탄핵안을 다시 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번 부결된 탄핵안은 다음 회기에야 재발의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정기국회는 오는 10일 종료되고, 오는 11일 임시국회 개회를 앞두고 있다. 또 민주당은 최대 한 달로 지정할 수 있는 임시국회 회기를 일주일 단위로 쪼개서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대표는 "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7일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탄핵 경험 때문에 찬성표를 던지기 쉽지 않다'는 평가에 대해서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무슨 탄핵 트라우마를 말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이 겪은 비상계엄 트라우마는 생각하지 않느냐"고 짚었다. 그리고 "당신들 권력 잃을 것이 걱정돼서 기본권이 억눌리고 학살당한 트라우마를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냐"며 "적반하장도 그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발언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과 이후의 탄핵 논의는 차원이 다르다"며 "지금은 내란죄를 사유로 하기 때문에 보수가 더더욱 참을 수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배신을 한다는 걱정이 있다고 하던데, 이것은 민주 공화정에 대한 반역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역 행위에 동조하는 것도 반역 행위"라며 "이를 끊어내고 정상적인 헌정 질서로 가자는 것은 배신이 아니고 국민에 대한 충성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추가 계엄 가능성 배제 못 한다는 野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계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윤 대통령과 관련자를 즉각 구속해 수사하는 것"이라며 "드러나지 않은 기획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을 즉각 수사하고, (윤 대통령의) 군 통수권을 박탈하고, 전시 계엄 가능성을 조장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계엄 절대 없을 것'이라고 수십 번 이야기했는데 계엄을 선포했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표도 민주당 내에서 논의됐던 '계엄설(說)'을 언급하며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망상이다', '이상하다'고 하지 않았냐"며 "그런데 했다. 일반 상식을 벗어나는 판단을 한다는 것이 위험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날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2차 계엄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은 준비했거나 고려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나아가 "재범할 사람이 재범하겠다고 하지 않는다"며 "오늘 그 말을 들으니 더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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