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in]"정치적 중립 지키라" 지시…"계엄 선포냐" 반발, 뒤숭숭한 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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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여파로 공직사회의 술렁임이 지속되고 있다.
상부에서는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도록 당부하면서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계엄 사태가 탄핵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일선에서는 직원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상부의 당부에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한편 주요 정책 논의가 잠정 중단되면서 일할 의욕이 대폭 꺾였다는 자조적 분위기가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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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에 비판 쏟아져
기재부 등 경제정책 논의 중단
직원들 "일할 의욕 꺾여" 한숨
계엄 여파로 공직사회의 술렁임이 지속되고 있다. 상부에서는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도록 당부하면서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계엄 사태가 탄핵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일선에서는 직원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상부의 당부에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한편 주요 정책 논의가 잠정 중단되면서 일할 의욕이 대폭 꺾였다는 자조적 분위기가 팽배하다.
6일 관계부처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의 경영관리 담당 부총재보는 지난 4일 사내 게시판에 정치적 중립성 유지와 본연의 업무 충실을 당부하는 글을 올려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 임원은 "중앙은행 직원에게는 정치적 중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정치적 발언에 유의해주고, 연말연시 모임이나 행사 참여시에도 이를 유념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은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온라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직원 전용 게시판에서 한 직원은 "헌법을 어긴 내란인데 중앙은행 직원 보고 헌법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냐", "여야 당대표 모두 내란이라 비판하는데 내란 세력 비판은 당연히 할 수 있다", "한은도 계엄 선포냐"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불만을 표출했다.
기획재정부 등 주요 경제 부처에서 주요 정책을 준비하던 직원들의 사기도 대폭 꺾인 모습이다. 올해 안으로 발표될 것으로 의견이 모였던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점 논의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기재부의 한 직원은 “고위 간부들의 업무가 계엄과 탄핵 대응에 쏠리면서 준비 중이던 경제정책 발표 일정 등 논의도 스톱된 상태”라며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TV를 보면서 뉴스를 체크하곤 한다”고 전했다.
예산안 대응도 사실상 뒷전으로 밀렸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은 예산안 논의를 꺼내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모든 대응이 계엄과 탄핵으로 쏠린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들도 “일단은 그저 대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 기재부 예산실은 야당이 감액안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면서 국회에서 전면 철수해 정부 세종 청사로 복귀한 상태다. 예산 심의 작업에 제동이 걸린 데 이어 전례 없는 계엄·탄핵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장관들이 줄줄이 사의 의사를 표명하는 등 혼란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조직개편이나 인사 일정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내주까지로 예정된 조직개편과 인사 일정도 장담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고, 기재부 직원도 “조직 수장 등이 모두 교체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인사도 한 치 앞을 알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미묘한 타이밍에 기관 간 소통마저 원활하지 못한 일도 발생했다. 전날 통계청은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에 중대한 수치 오류가 발표돼 자료 발표를 연기했다. 공동 작성 기관인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이를 뒤늦게 전달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은과 금감원이 같이 작성하는 자료지만, 조사와 통계 작성은 거의 전적으로 통계청이 담당한다"며 "통계청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우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상황이 긴급해 정리하고 알려드렸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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