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급물살…與, 공개 찬성 나오기 시작

韓 "尹, 주요 정치인 체포·구금하려 해"
8명만 찬성하면 탄핵안 가결
중진 의원 중심으론 "탄핵 동참 안 돼"
오전 11시, 비상 의총에서 격론 오갈듯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당초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안을 부결시키겠다는 당론을 정했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을 체포해 구금하려 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는 7일 본회의에 상정될 탄핵안 최종 표결을 앞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탄핵안은 여당에서 8명만 찬성하면 가결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정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한 대표 발언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예고에 없던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 회의에서 "새로이 드러나는 사실 등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집행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에는 이번 비상계엄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이 재연될 우려가 크고, 그로 인해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국민을 큰 위험에 빠뜨릴 우려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에 따르면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체포한 정치인들을 과천의 수감 장소에 수감하려 했다. 한 대표는 "어젯밤 지난 계엄령 선포 당일에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들을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유로 고교 후배인 여 방첩사령관에게 체포하도록 지시했던 사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위해서 정보기관을 동원했던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군 관계자들의 인사 조치조차 하고 있지 않고, 여 사령관조차 인사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의 이날 발언이 어디까지 파장을 미칠지 여부가 주목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의원 중 최초로 대통령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조 의원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직무정지를 시켜야겠다는 정치인들이나 국민 편에 서느냐 아니면 비상계엄을 내렸던 세력의 부역자가 되느냐 선택은 정치인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날 70~80년대 생으로 이뤄진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5명(김상욱·김소희·김예지·김재섭·우재준)은 탄핵안에 대해 찬반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혀 가결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현민 기자

반면,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탄핵 불가 방침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기력하게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할 수 없다"면서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체제와 후손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 탄핵에 동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개별적으로 이번 사안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탄핵안 부결이 당론으로 정해지긴 했으나, 당시 일부 중진 의원들이 발언하고, 추경호 원내대표가 이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식으로 결론이 나면서 당론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각자 흩어져서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한 명, 한 명의 결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무게감을 느끼고 어떤 대안을 내어놔야 하는지 각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11시에 열리는 비상의총에서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