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기껏 내렸더니…계엄 쇼크, 대출금리 밀어 올릴까

정진용 2024. 12. 6.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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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로 금융당국이 이틀째 대책 회의를 열고 진화에 나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 지표인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반응해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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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차례 기준금리↓
대출금리 반영되나 싶었는데…비상계엄 충격
5대 시중은행 ATM기. 연합뉴스

비상계엄 사태로 금융당국이 이틀째 대책 회의를 열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 여파로 대출금리가 뛰면서 실수요자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23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국가 운영을 마비시키려 한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은 헌정 사상 13번째이자 1979년 10·26 사건 이후 약 45년 만이다. 앞으로 탄핵정국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당분간 국정 불안 요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엄발령 다음날인 4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2.216%) 대비 0.041%p 오른 연 2.626%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면서 연 2.9%대까지 치솟았다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승 전환한 셈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국내 채권 시장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국내 회사채와 금융채(은행채)가 줄줄이 오르고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공시된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4일 기준 5년물 2.955%, 10년물 3.31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일 기준 5년물 2.914%, 10년물 3.267%와 비교해 각각 0.042%p, 0.05%p 올랐다.

국채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하로 하락세로 접어든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다시 뛸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0%로 0.25%p 내렸다. 지난 10월11일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p 낮추며 3년 2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한 데 이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 지표인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반응해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자로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금리를 0.19%p 내렸고, 하나은행은 0.189%p, 신한은행은 0.14%p씩 하향 조정했다.

금융당국이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연이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 시 시장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융당국은 최대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뿐만 아니라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기업은행(CP) 매입 프로그램도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시장 참가자들이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계엄 여파로 시장이 불안해지니 국고채 수요가 줄고, 채권 가격이 떨어지니까 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정부가 유동성을 공급한다며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금리 높아지는 걸 억제하기 위한 사전 조치를 나름 취했지만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금리도 문제지만 환율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라가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원달러 환율은 연말 1450원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우려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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