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오늘뉴스 종합] 조지호 경찰청장 "국회 출입 통제한 것, 내란 행위 아니다", 보수단체들 "비상계엄 배경, 야권의 입법 독주 때문…민주주의 원칙 훼손", "언제까지 시민 볼모로 파업? 이러니깐 노조 편 안 드는 것" 등
▲[실패한 계엄령] 조지호 경찰청장 "국회 출입 통제한 것, 내란 행위 아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5일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와 관련해 "저희들이 했던 행위가 내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엄선포는 대통령의 권한이고, 그 권한에 따라 내려진 계엄령에 의해 계엄사령관의 요청을 수용한 것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취지이다.
조 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국회의원 출입을 금지해 국회 권능을 불가능하게 한 것은 형법상 내란죄고 국헌문란에 해당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당일 출입통제는 두 차례 이뤄졌다. 계엄령 선포 직후 밤 10시 46분께 첫 번째 통제가 이뤄졌다가 20분 뒤 국회 관계자 출입이 허용됐다. 그러다 비상계엄 포고령이 발표된 직후인 밤 11시 37분께 다시 전면 통제됐다.
조 청장은 박안수 당시 계엄사령관이 밤 11시 30분께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전체를 통제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조 청장은 "처음에는 제가 법적 근거가 없어서 못 한다고 거부했다"며 이후 포고령 내용을 확인하고 서울경찰청에 전체 국회 출입통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포고령 1호에 있던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계엄사령관의 포고령이 발령되면 모든 행정기관은 이를 따를 의무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체들 "비상계엄 배경, 야권의 입법 독주 때문…민주주의 원칙 훼손"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바른사회시민회의, 자유연대 등 보수성향 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연석회의는 5일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라는 극단적 결정을 내리게 만든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시민사회연석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과 야당은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입법 독주를 이어가며 정치적 균형과 견제라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며 "반복적인 탄핵 시도, 사법 방해, 국정운영 방해는 정치적 대립을 심화시키며 국가 리더십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상계엄 결정을 정당화하거나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이번 사태를 대통령의 책임으로만 돌리며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한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치명적인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선택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이를 초래한 정치적 환경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위기는 악화할 것이라며 "정치권은 이제라도 책임감을 갖고, 자유민주주의와 국가의 안정을 위해 실질적으로 협력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제까지 시민 볼모로 파업? 이러니깐 노조 편 안 드는 것"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5일 오전 첫 열차 운행 시점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고속철도(KTX)와 새마을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 운행 감축이 시작됐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노선 구간을 공유하는 1·3·4호선도 운송에 차질이 발생했다. 출근길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언제까지 시민을 볼모로 파업할 것인가", "이러니깐 시민들이 노조 편을 들지 않는 것", "퇴근 길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등의 원성을 쏟아냈다.
철도노조는 지난 4일 코레일과 막판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큰 견해차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무기한 총파업에 나섰다. 코레일은 24시간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는 등 비상수송 체계를 시행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코레일과 노선을 공유하고 있는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등의 운송에도 차질이 발생해 현재 수도권 전철의 운행률은 평시 대비 75% 수준이다.
▲ '급거 귀국' 김경수, 이재명 만나 한 첫마디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적자이자 대권 잠룡 중 한 명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국회에서 해제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교포들이 (국회와 민주당을) 대단히 고마워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김경수 전 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 대표를 만나 20여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취재진에 이같이 전했다. 김 전 지사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독일 유학을 중단하고 이날 귀국했다.
김 전 지사는 "실제로 교포들이 처음에 계엄을 선포했을 때는 고국이 어려운 처지에 '사실상 망했다'라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로 힘들어하시다가 초기에 수습이 되는 걸 보고 대단히 뿌듯해하셨다"며 "대한민국과 국회에 대해서 자긍심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포들이) 국회의장님이나 대표님들 뵈면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해달라는 부탁을 하셔서 전했다"고 했다.
▲계엄으로 다시 들끓는 정부-의료계 대치, 의료개혁특위도 파행
계엄 사태 여파로 다시 한번 정부와 의료계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5일 시국 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령 선포를 비판했다. 포고령 1호 중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을 두고서다.
의료계 최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포고령이 작성된 진상을 규명해 관련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하며 "의료 개악을 멈추기 위해 윤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반대하기로 결정한 것도 지적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한 대한병원협회는 '전공의 처단' 표현에 강력히 항의하며, 특위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차, 노조 '尹 퇴진 요구' 정치파업에… "전 차종 부분 생산차질"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불법 정치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비롯한 전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됐으며, 파업이 진행되는 이틀간 5000대 이상의 차량이 생산 차질을 빚을 예정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부분파업에 따라 전차종에서 부분적 생산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5일 공시했다. 생산 중단 분야의 매출액은 78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162조 6636억원)의 47.97%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지침에 따라 이에 속한 현대차지부는 이날부터 오는 6일까지 주간조, 야간조 각 2시간씩 파업에 돌입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4일 '불법 계엄 규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전체 조합원에게 이같은 파업 돌입 지침을 내렸다.
현대차의 오전 근무조 조합원들은 오후 3시 30분인 퇴근 시간보다 2시간 먼저 퇴근한다. 오후 출근조는 출근 시간을 오후 3시 30분에서 5시 30분으로 늦춘다. 파업 참여 인원은 약 4만 3000명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의 후폭풍이 산업계까지 번진 가운데, 회사와의 갈등이 아닌 정치파업이라는 점에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의 생산차질 피해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 내 대규모 노조로 꼽히는 만큼 노조의 지침에 반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정치적 이유로 파업을 벌이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노조는 근로조건과 관련해 사측과 쟁의가 발생했을때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조정신청 중지 결정이 날 경우에만 쟁의권을 확보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한편, 금속노조는 오는 11일부터는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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