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사태' 이끈 계엄군 수뇌부, 김용현 공관 회동 멤버

임병도 2024. 12. 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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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투입 계엄군 지휘관은 곽종근 특전사령관·이진우 수방사령관... 처벌해야

[임병도 기자]

 12.3 사퇴 계엄군 주요 수뇌부
ⓒ 임병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빚어진 이른바 '12·3 사태'의 주범이자 계엄군을 이끌었던 수뇌부는 누구일까요?

지난 4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문자 형태의 공지문을 통해 "비상계엄 사무와 관련하여 임무를 수행한 전 장병들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언론은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예고 없이 선포된 비상계엄은 김 장관의 건의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입니다. 일각에서 '12·3 사태'를 충암고 라인이 이끌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유입니다.

그가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제안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계엄사령관 임명에 관여하고 계엄군 병력에도 관여했다는 정황도 나옵니다.

계엄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 추천하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합동참모의장이 아니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을 맡았습니다. 2017년 기무사 '계엄 문건'에 따라 해사 출신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대신 육사 출신 박안수 육군 대장을 임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 지휘관들... 공관 회동 멤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국회 경내로 진입하고 있는 계엄군 2024.12.4
ⓒ 연합뉴스
김용현 장관이 경호처장이던 작년 3월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공관에 모였습니다.

지난 8월 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김 장관에게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렀느냐"며 "계엄 준비를 위해서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으로 채워놓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당시 김 장관은 "청문회는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거짓선동하고 정치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계엄 모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김 장관의 말과 다르게 '12·3 사태' 당시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은 1공수 특전여단과 707특임대, 수방사 특임대로 공관 회동에 있던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과 곽종근 특전사령관 휘하 병력이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이자 정보위원회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707특임단은 국회 본청 진입과 요인체포·본회의 해산을, 제1공수 특전여단은 707특임단 국회 본청 진입 시 외곽 경계 임무를, 제3공수특전여단은 전시 계엄지휘소로 예정되어 있는 과천 B-1 벙커 경계를, 특전사 특수작전항공단은 UH-60P 특수작전용 헬기를 통해 병력수송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특임대(SDT)는 요인 체포조 또는 예비대로 운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용현 국방장관은 계엄 모의 의혹이 거짓이라고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공관에 모인 군 장성들이 계엄군의 수뇌부로 핵심역할을 한 셈입니다. 계엄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계엄군 지휘관을 처벌해야 하는 이유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2024.12.4
ⓒ 연합뉴스
'12·3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과 이를 막으려는 시민들 사이에선 다행히 유혈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계엄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계엄법 13조에 따르면 "계엄 시행 중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계엄군이 국회를 해산하려고 하거나 계엄 해제를 막으려는 목적이 아니었다면 굳이 투입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계엄군은 헬기까지 동원해 국회 본청까지 진입했습니다.

바상계엄 해제 후 철수하는 일부 계엄군들이 시민들을 향해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는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 상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계엄군도 국회 투입이 부당한 명령임을 인지했다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O월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사열하는 모습 . 2024.10.1
ⓒ 연합뉴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지난 9월 국회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 그러면 어떤 국민이 과연 용납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군에도 따르겠습니까? 저는 안 따를 것 같아요"라며 "이런 계엄 문제는 지금 시대적으로 좀 안 맞다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계엄군들은 명령에 따라 국회에 투입됐습니다. 군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계엄군들은 대부분 직업 부사관으로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장기나 진급에 불이익을 받을까 봐 어쩔 수 없었다고 합니다.

군커뮤니티에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 국회에 투입됐던 계엄군들이 전역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돈다고 합니다. 명령이라고 해도 무장한 채 국회에 진입했던 사실만으로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군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수부대를 계엄군으로 투입해 위상과 명예, 자부심을 모조리 훼손시켰다며 병력 동원을 지시한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바로 직위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란"이라는 말은 영화 속 대사에 그쳐야 합니다. 지휘관 누구라도 국민을 위협하는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도록 계엄군 수뇌부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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