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한·미 의회 난입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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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미국의 소중한 동맹국에서 과거 독재정권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켰다고 논평했다.
두 사건 공통점은 헌법을 무시한 대통령들의 민의의 전당 침탈이다.
트럼프가 권력 유지를 위해 지지자들을 동원했다면, 윤 대통령은 무장한 특전사 군인들을 국회 본관으로 보내 시민들과 대치시켰다는 점에서 더 직접적이고 폭력적인 형태의 권력 남용으로 해석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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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미국의 소중한 동맹국에서 과거 독재정권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켰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수십 년 전 군사독재를 들춰내는 것은 현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3년 전 미국의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건을 소환하는 것이 이번 사태를 더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 민주주의를 발달시킨 스승과 그 모범생 격인 두 나라에서 왜 이런 어이없는 일이 생겼는지 어림해 볼 수도 있을 듯하다.
두 사건 공통점은 헌법을 무시한 대통령들의 민의의 전당 침탈이다. 임기 종료 2주일이 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주변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대선 불복 연설을 하며 의회 난입을 ‘선동’했다. 윤 대통령은 전국에 생중계된 TV를 통해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정의하고 계엄을 ‘선포’했다. 트럼프가 권력 유지를 위해 지지자들을 동원했다면, 윤 대통령은 무장한 특전사 군인들을 국회 본관으로 보내 시민들과 대치시켰다는 점에서 더 직접적이고 폭력적인 형태의 권력 남용으로 해석되는 듯하다. 이를 야당은 내란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직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야당과 일부 정치 세력을 ‘종북세력’이나 ‘범죄자 집단’이라고 규정하면서 정치적 공격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점에 국민들은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야권의 하야 압박과 함께 탄핵까지 일사천리로 추진될 것이 분명해 윤 대통령의 정치 생명은 결말로 치닫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올해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열차를 지옥행에서 천국행으로 갈아탔다. 지난 7월 연방대법원에서 의회 난입 선동 혐의에 대해 면책 특권을 부여받은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그나마 4일 새벽 무장 군인들과의 대치 속에 여야 의원 190명이 계엄령 무효 표결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으로써 민주주의를 끌어올린 한국 국민들에겐 자존심을 지켜줬다. 우리의 법치 시스템이 ‘독재정권’운운하는 NYT 논평에 반박할 정도로 발전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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