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카페 트래픽 폭주…IT 업계도 식은땀 흘렸다
한밤중의 비상계엄 선포로 정보기술(IT) 업계도 ‘비상한 밤’을 보냈다. 메신저·카페·커뮤니티 등에 트래픽이 폭증하며 일부 기업은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거나 경영 상황 점검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예정된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 및 연기됐다.
카카오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비상 대응 체제를 구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 카페 접속에 일부 지연이 발생했지만, 다른 큰 문제는 없었다”며 “자연 재난 수준의 사건이 터져서 다들 긴장감을 안고 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비상이 걸렸다. 3일 밤 주요 서비스에서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장애가 발생했다. 오후 11시쯤부터 한동안 네이버 카페 모바일 앱 접속이 불가능했고, 네이버 뉴스 댓글 역시 오류가 발생했다. 관련 부서가 대응에 나서면서 20여분 만에 정상화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뉴스 페이지만 봤을 때 트래픽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4일 새벽 일시적으로 금융 앱 토스의 환전 서비스도 막혔다. 토스 관계자는 “4일 오전 1시부터 9시까지 서비스를 중단했다. 환율 급등락 상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4일 예정됐던 IT 업계 일부 행사도 취소 혹은 연기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오전 진행할 예정이었던 ‘AI 트랜스포메이션 위크’ 세션을 취소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플리카는 예정된 언론사 대상 행사를 연기했다. 새 서비스 출시 및 홍보·마케팅 이벤트를 준비한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IT 서비스 업체들은 계엄령과 함께 쏟아진 소문과 가짜뉴스에도 대응해야 했다. 네이버·다음 카페 등의 접속이 지연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계엄사가 접속을 차단한 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이버·카카오 등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소셜미디어(SNS)와 커뮤니티, 유튜브 등을 통해 밤새 계엄 관련 영상과 글들이 수백만개 이상 쏟아졌다. X(옛 트위터)에선 비상계엄 및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글이 100만 개 가량 쏟아지며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을 휩쓸었고, 구글에서도 이날 오전까지 ‘계엄령’이 실시간 트렌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언론 통제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텔레그램 가입자도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IT 시대에 계엄령이 선포되니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 있게 돼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잇따랐다. 실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라이브 방송을 켠 채 국회 담을 넘는 영상은 23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
윤정민·김남영·윤상언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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