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중국 수출길 차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불안’

김혜지,심희정 2024. 12. 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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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안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국내 업체의 대중(對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미국발(發) 반도체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우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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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내 기업 영향 적어”


미국 정부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안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국내 업체의 대중(對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미국발(發) 반도체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우려도 적지 않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수출 통제조치는 내년 1월 1일(미국 현지시간)부터 이뤄진다. 국내 반도체 생산 양대 축인 SK하이닉스, 삼성전자도 이날부터 대중 수출규제를 적용받는다. 국내 기업은 미국 원천 반도체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에 따라 제재 대상에 올랐다.

제재 대상 품목은 고성능(‘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초당 2기가바이트를 초과하는 제품)의 HBM이다. 2~6세대에 해당하는 모든 HBM의 대중 수출길이 막히는 것이다. 다만 저사양 CPU 등 다른 부품과 함께 조립된 형태의 HBM은 제재 대상에서 빠진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AI) 가속기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국이 생산하는 반도체 중 중국에 수출하는 HBM 비중이 적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사양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에 수출하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만만찮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추후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가능성마저 사라졌다는 점에서 장기적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반도체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이 세계 반도체의 절반을 소비하는 최대 시장인 만큼 시장이 단기간에 쪼그라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 최신 제품은 대부분 미국에 납품되고 있으므로 수출 통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됐던 제재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미국 조치를 면밀히 분석해 기업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오는 4일에는 반도체 업계와 간담회를 열어 이번 조치와 관련한 상세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중 수출기업 등 업계를 적극 지원하고 조속한 시일 내 미국 정부와 관련 사안에 대해 집중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혜지 기자, 심희정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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