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이진숙 꾸짖은 헌법재판관 "사회적 비용 누가 감당할 건가"

최서인 2024. 12. 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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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청구 사건에 대한 2회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2인 방통위’ 운영으로 탄핵심판에 넘겨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변론에서 헌법재판관이 “‘2인 의결’이라는 위험을 왜 꼭 무릅써야 하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3일 오후 이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부위원장과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 임명 등 안건을 심의·의결했다는 등의 이유로 탄핵심판에 넘겨졌다. 국회 측은 이 위원장이 “위원회의 회의는 2인 이상의 위원의 요구가 있는 때에 위원장이 소집한다”는 방통위법(13조)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1차 변론에서는 ‘방통위원 공백’ 사태의 책임소재를 두고 국회 측에 질문이 집중됐으나, 이날은 이진숙 방통위원장에게 ‘2인 의결’이 반드시 필요했는지를 묻는 질문이 다수 나왔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청구 사건에 대한 2회 변론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 위원장 측에 “‘2인 의결’ 후 행정법원이 집행정지를 했고, 행정처분이 취소된 사례도 있다. 제가 확인한 것만 총 3건”이라며 “이런 사회경제적 비용은 누군가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 위원장 측 변호인은 “임명 당일(7월 31일)에 이사를 임명한 것이 문제라고 하는데, 2~3일 있다가 선임하면 그게 더 큰 문제가 되나”라고 반박하며 “공영방송 이사 임명이 계속 늘어지는 건 적법하지 않다”라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문 재판관은 “그건 행정부가 법률 해석을 독점할 때 할 수 있는 생각”이라며 “행정부와 입법부의 해석이 다른 상황이고, 해석 권한은 법원이 갖고 있다”고 꾸짖었다. 이어 “법원 결정에서 보듯 2인 의결의 절차적 위법성이 문제될 여지가 있었는데, 왜 그런 위험을 무릅써야 했나. 행정처분이 소송을 통해 왔다갔다하는 게, 그게 국가인가”라고 물었다. 이 위원장 측은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고 문 재판관은 “한번 검토해 보라”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2인 방통위’ 체제를 두고는 수건의 행정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현 이사장 등이 낸 신임 이사 집행정지 신청에서 법원은 1·2심 모두 ‘2인 방통위’에 법적인 정당성이 없다고 인정했다. 권 이사장이 낸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 역시 지난해 10월 2심에서 인용돼 오는 19일 서울행정법원에서 본안 사건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반면 지난달 22일 서울남부지법은 야권 성향 이사들이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임명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2인 체제 임명이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밖에도 헌법재판관들은 이날 이 위원장에게 “2인 의결 대신 권한쟁의심판과 같은 법적 조치를 취할 수는 없었나”“탄핵소추안 발의를 예상하고 미리 회의를 소집한 것인가” 등을 물었다. 국회 측을 향해서도 “2인 체제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상대방 책임만을 들어 파면을 청구하는 게 합당한가” 등 질문이 나왔다.

앞서 1차 변론에서는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과 재판관이 ‘공백 사태’의 책임을 두고 공방을 주고받았다. 당시 ‘2인 방통위’의 원인을 따지는 과정에서 정 위원장이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3명 공백 사태를 예로 들면서 국회 책임이 언급됐다. 김형두 재판관은 “국회 내부에 사정이 있다면 방통위나 헌재나 구성해줄 때까지 역할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게 옳은 것인가”라고 물었고, 정 위원장은 “국회가 책임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날 변론에는 정 위원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방통위 조정관 “위원장 판단으로 의결…위법이라 생각 않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청구 사건에 대한 2회 변론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이날도 양측은 ‘2인 방통위’의 적법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 위원장 측은 “2인 만으로도 운영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숨을 쉴 수 있게 만들어둔 게 방통위법의 제정 취지”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측은 “여야의 추천을 명시한 건 5명 위원의 합의 형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게 당연한 전제”라고 맞섰다.

이날 변론에는 김영관 방통위 기획조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008년 방통위 설립 시절부터 방통위에서 근무한 김 조정관은 ‘2인 의결’이 이뤄진 지난 7월 31일 전원회의에 배석한 인물이다. 그는 이날 의결에 대해 “위원장이 긴급하고 부득이한 사유라고 판단해 그렇게 진행됐고, 부위원장도 동의했기 때문에 절차상으로 위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들은 김 조정관에게 “보통 지원자 서류를 회의 당일에 위원들에게 제공하나”“지원자 서류가 1600페이지라고 하는데, 이를 당일에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나” 등을 직접 물었다. 김 조정관은 “이번에만 당일에 제공했다. 오전 10시쯤 제공한 걸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24일 오후 2시다. 문 권한대행은 “다음 기일에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양측이 최종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고지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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