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무너뜨린 쐐기골' 포항 강현제 "본가 울산인데…부모님이 집에 오면 안 될 것 같다 그러시더라고요"

김희준 기자 2024. 12.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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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러스에 코리아컵을 안기는 쐐기골을 작성한 강현제가 '웃픈' 사연을 전했다.

지난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을 치른 포항이 울산HD와 연장 혈투 끝에 3-1 승리를 거뒀다.

1군에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2023시즌에는 울산을 상대로 프로 데뷔골을 신고했고, 이것이 코리아컵 전까지 강현제가 넣은 유일한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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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제(포항스틸러스).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서울] 김희준 기자= 포항스틸러스에 코리아컵을 안기는 쐐기골을 작성한 강현제가 '웃픈' 사연을 전했다.


지난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을 치른 포항이 울산HD와 연장 혈투 끝에 3-1 승리를 거뒀다. 포항은 통산 6회 우승을 하면서 전북현대, 수원삼성을 넘어 코리아컵 최다 우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포항이 올 시즌 마지막 동해안 더비에서 웃었다. 울산이 전반 37분 이청용의 간결한 크로스에 이은 주민규의 헤더골로 앞서나갔다. 포항은 후반 24분 정재희의 중거리슛이 이청용을 맞고 굴절돼 들어가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후반 7분에는 완델손이 집념으로 살린 공을 김종우가 크로스로 연결했고, 김인성이 멋진 헤더골로 마무리하며 승기를 잡았다.


마침표를 찍은 건 강현제였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이 모두 지나갈 무렵 윤평국 골키퍼가 하프라인 쪽으로 공을 높게 찼고, 강현제가 감각적인 퍼스트 터치로 보야니치를 제친 뒤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전진했다. 이후 반 박자 빠른 타이밍에 가까운 골문 쪽으로 슈팅해 이 경기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 득점을 마지막으로 경기가 그대로 종료되면서 포항이 코리아컵을 들어올렸다.


강현제(포항스틸러스). 서형권 기자

강현제가 당시 짜릿한 순간을 전해줬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상대가 울산이기도 했고 경기장도 스틸야드가 아니다 보니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 생각했고, 선제골도 먼저 먹혀 분위기가 떨어질 때도 있었다. 다행히 형들과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며 "골 넣은 후에는 분위기가 너무 달아올라서 감동받았다. 포항이라는 팀이 어떤지 알게 됐다"라며 감격했다.


이어 "처음에 터치를 하는 순간 벗겨졌다고 생각하고 원래는 시간을 끌려고 했는데 나도 공격수니까 골을 넣어보고 싶다 생각해서 슈팅했는데 생각한 만큼 슈팅이 들어가 운 좋게 득점했다"라며 "골을 넣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코리아컵 결승전에 쐐기골을 넣게 돼서 너무 감격스럽다. 앞으로 더 많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라는 의미로 생각하려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강현제는 베테랑 선수들 덕분에 골까지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들어갈 때 벤치에 있는 형들이 '현제야, 긴장하지 말고 너 할 것만 하고 열심히 뛰어라' 말씀해주시고, 들어가서도 수비에 있는 형들이 잘 잡아줘서 긴장은 딱히 안했다"라며 감사해했다.


강현제(포항스틸러스). 서형권 기자

강현제는 울산을 상대로 유독 강하다. 1군에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2023시즌에는 울산을 상대로 프로 데뷔골을 신고했고, 이것이 코리아컵 전까지 강현제가 넣은 유일한 골이었다. 2024시즌 8워렝는 울산을 상대로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알고 보니 강현제는 울산이 고향이었다. "내 고향이 울산이다. 부모님이 이제 집에 못 오겠다고 그러시더라. 오면 안 될 것 같다고 그러시더라. 그렇게 방금 연락이 왔다"라며 웃었다. 이날 강현제의 부모님은 경기장에도 찾아와 아들이 득점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작년과 또 다른 우승의 맛을 느끼며 강현제는 더 강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작년에는 바깥에서 보는 입장이어서 기쁘긴 했지만 여기에 있어도 되나 생각했다. 올해는 다른 형들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어쨌든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더 온전히 즐겼다"라며 "울산이랑 할때만 포인트를 쌓으니 팬들도 신기해하신다. 그만큼 다른 경기 때 못하냐는 얘기도 있는데 이제 더 잘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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