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으로 분위기 반전 꾀하는 엔씨…갈등 봉합은 안갯속
유채리 2024. 12. 3. 06:02
4일 ‘저니 오브 모나크’ 출시…“신작 더욱 중요”
개발 방향성·신작평가위원회 등 갈등 요소 곳곳
“이미 신뢰 헤쳐…학연 부작용”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 신규 게임을 선보인다. 신작 발표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꾀하려 하지만, 당분간 내부 갈등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저니 오브 모나크’를 오는 4일 선보인다. 지난달 29일 사전예약 800만명을 달성했다. 유명 해외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메인 광고 모델을 맡으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다만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다. 짧은 분량의 트레일러 영상을 통해 방치형 장르의 가벼운 게임성이 주로 보인다는 추측뿐이다.
앞선 신작들의 흥행이 저조해 특히 성과가 중요한 시기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다수가 중단됐다”며 “출시 예정인 신작들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작이 실제 실적 반전 동력이 돼줄 수 있을지는 안갯속이다. 지난 8월 선보인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은 출시 2개월 여 만에 개발팀 절반 이상을 감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강조하며 선보였던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는 얼리 액세스 5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내부 갈등 여진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8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엔씨소프트지회는 분사에 반대하고 경영 방침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노조는 “경영 실패 책임을 직원에 전가하는 행보”라며 “고용 안정 보장하라”고 외쳤다.
‘리니지 라이크’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 라이크 고수에 대한 비판도 나왔지만,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리니지 라이크에 대한 긍정적이 반응을 여러 차례 보였다. 지난 3월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리니지 라이크 때문에 회사가 망하고 있다고 하지만, 통계를 보면 하루에 15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송가람 지회장은 28일 집회에서 “박 대표는 26일 분사 설명회에서 ‘모든 사람이 리니지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런 상황에서 비(非) 리니지 게임을 만들어 성공시킬 수 있느냐’고 발언했다”고 했다.
신작평가위원회도 갈등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시각차가 극명해서다. 노조는 회사 분사가 자율성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본사가 신작평가위원회를 통해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28일 임시 주주총회가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개발 스튜디오와 퍼블리셔 사이의 관계에서 피드백을 하는 것”이라며 “피드백을 하는 건 어느 회사나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걸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배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긴장 상태가 당분간 지속되면 회사 성장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업성·성장성이 없는 회사를 물적분할 할 때 해고 대신 분사를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도덕적 문제”라며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다닐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 큰 부작용”이라고 짚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도 “대규모 조정을 하려면 CEO와 직원들 간에 신뢰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며 “기반 없이 법적 관점 내지는 효율성만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니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 불안이 높아지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신뢰를 해친 상황에서는 갈등 봉합 역시 미지수”라고 이야기했다. “고등학교·대학교 선후배라는 이유로 경영능력을 오랜 기간 검증 받은 적 없는 이를 임명해 문제를 풀려고 하니 생기는 부작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분사와 근로조건·근무환경을 두고 엔씨소프트 노사가 의견 조율을 위한 일정을 맞춰보고 있다. 분사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자리와 분사를 포함해 근무환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 나누는 단체교섭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개발 방향성·신작평가위원회 등 갈등 요소 곳곳
“이미 신뢰 헤쳐…학연 부작용”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 신규 게임을 선보인다. 신작 발표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꾀하려 하지만, 당분간 내부 갈등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저니 오브 모나크’를 오는 4일 선보인다. 지난달 29일 사전예약 800만명을 달성했다. 유명 해외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메인 광고 모델을 맡으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다만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다. 짧은 분량의 트레일러 영상을 통해 방치형 장르의 가벼운 게임성이 주로 보인다는 추측뿐이다.
앞선 신작들의 흥행이 저조해 특히 성과가 중요한 시기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다수가 중단됐다”며 “출시 예정인 신작들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작이 실제 실적 반전 동력이 돼줄 수 있을지는 안갯속이다. 지난 8월 선보인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은 출시 2개월 여 만에 개발팀 절반 이상을 감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강조하며 선보였던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는 얼리 액세스 5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내부 갈등 여진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8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엔씨소프트지회는 분사에 반대하고 경영 방침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노조는 “경영 실패 책임을 직원에 전가하는 행보”라며 “고용 안정 보장하라”고 외쳤다.
‘리니지 라이크’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 라이크 고수에 대한 비판도 나왔지만,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리니지 라이크에 대한 긍정적이 반응을 여러 차례 보였다. 지난 3월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리니지 라이크 때문에 회사가 망하고 있다고 하지만, 통계를 보면 하루에 15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송가람 지회장은 28일 집회에서 “박 대표는 26일 분사 설명회에서 ‘모든 사람이 리니지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런 상황에서 비(非) 리니지 게임을 만들어 성공시킬 수 있느냐’고 발언했다”고 했다.
신작평가위원회도 갈등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시각차가 극명해서다. 노조는 회사 분사가 자율성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본사가 신작평가위원회를 통해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28일 임시 주주총회가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개발 스튜디오와 퍼블리셔 사이의 관계에서 피드백을 하는 것”이라며 “피드백을 하는 건 어느 회사나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걸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배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긴장 상태가 당분간 지속되면 회사 성장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업성·성장성이 없는 회사를 물적분할 할 때 해고 대신 분사를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도덕적 문제”라며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다닐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 큰 부작용”이라고 짚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도 “대규모 조정을 하려면 CEO와 직원들 간에 신뢰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며 “기반 없이 법적 관점 내지는 효율성만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니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 불안이 높아지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신뢰를 해친 상황에서는 갈등 봉합 역시 미지수”라고 이야기했다. “고등학교·대학교 선후배라는 이유로 경영능력을 오랜 기간 검증 받은 적 없는 이를 임명해 문제를 풀려고 하니 생기는 부작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분사와 근로조건·근무환경을 두고 엔씨소프트 노사가 의견 조율을 위한 일정을 맞춰보고 있다. 분사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자리와 분사를 포함해 근무환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 나누는 단체교섭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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