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경영난 지속에 겔싱어 CEO 사임…4년 만에 물러나

채혜선 2024. 12. 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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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4'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자사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인 '가우디 3'를 들어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1일 자로 사임했다.

인텔은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겔싱어 CEO가 40년 이상의 뛰어난 경력을 마치고 회사에서 은퇴하고 이사회에서 물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CEO직을 맡고 회사를 이끈 지 4년 만이다. 인텔은 "(겔싱어 CEO는) 리더로서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투자해 공정 제조를 시작하고 활성화하는 한편 회사 전반에 걸쳐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그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신재민 기자

하지만 겔싱어 CEO가 인텔을 이끌었던 4년 동안 인텔은 경영난이 확대돼왔다. 인텔은 1970년대 후반부터 50년 가까이 개인용컴퓨터(PC)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왔지만, 모바일·인공지능(AI)이라는 산업 판도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고 주력인 CPU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AMD에 추격을 허용했다.

겔싱어 CEO가 2021년 취임한 뒤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문에 재진출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2년간 250억 달러(35조1875억원)를 투자했지만 2021년 51억 달러, 2022년 52억 달러, 2023년 70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인텔은 이번 3분기(8~10월)에만 166억 달러(약 23조3645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내 3분기 역대 최대 손실을 냈다. 올해에만 주가가 50% 이상 하락하는 등 고전하던 인텔은 지난달 8일엔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편입 25년 만에 자리를 엔비디아에 내주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실적 부진 등에 따라 지난 8월에는 직원 1만65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고강도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다.

인텔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진스너 부사장과 클라이언트 컴퓨팅그룹(CCG) 등을 이끄는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사장을 후임 CEO를 찾을 때까지 임시 공동 CEO로 임명했다. 겔싱어 CEO의 사임 발표로 뉴욕 증시에서 이날 인텔 주가는 개장 초 약 3% 올랐다.

겔싱어 전 CEO는 "인텔을 이끄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었다"라면서도 "오늘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날이다. 이 회사에서 직장 생활 대부분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8세에 엔지니어로 인텔에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뒤 2009년 회사를 떠났다가 2021년 CEO로 복귀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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