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감액안 철회 없는 협상은 불가” 野 “쌈짓돈 삭감 마땅”

구자창,양민철 2024. 12. 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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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은 2일 법정처리 시한을 넘기게 됐지만, 여야의 벼랑 끝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4조1000억원 감액 예산안 철회가 먼저라며 철벽을 쳤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를 찾아 우 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감액 예산안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민생경제 부작용을 크게 만들 것으로 우려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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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진 예산안 처리, 대치는 계속
최상목 “거야, 예산안 볼모 정쟁”
“국회, 나라살림 뒷전” 비판 나와
최상목(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국회 의장실을 찾아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야당 주도 감액 예산안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우 의장은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이병주 기자


내년도 예산안은 2일 법정처리 시한을 넘기게 됐지만, 여야의 벼랑 끝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을 미루면서 여야 협의를 주문했지만 양측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회가 양보 없는 힘겨루기만 하면서 나라살림과 민생 챙기기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4조1000억원 감액 예산안 철회가 먼저라며 철벽을 쳤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대 야당 민주당의 사과와 감액 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예산안에 대한 그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일 민주당이 다수 위력으로 예결위 강행처리 후에 이를 지렛대 삼아 무리한 예산 증액 요구 수용을 겁박할 의도였다면 그런 꼼수는 아예 접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주도한 인공지능(AI) 기본법에는 동의했는데, AI 생태계를 위한 소형 모듈 원자로(SMR)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며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은) 국정마비 목적으로만 보이고, 디테일로 들어가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검찰·경찰 등의 특수활동비를 ‘0원’으로 삭감한 데 대해 “경찰이 치안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게 민주당의 2024년 12월 목표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부도 야당의 감액 예산안에 강력 반발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합동 브리핑에서 “거대 야당이 예산안을 볼모로 정쟁에만 몰두한다”며 “국가 예산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심화, 공급망 불안 등 대내외 도전에 직면한 경제 난국에 야당은 감액 예산안 강행이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를 찾아 우 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감액 예산안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민생경제 부작용을 크게 만들 것으로 우려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우 의장은 “정부가 국회의 심사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민생포기 예산’이라고 칭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검찰·경찰 특활비는 ‘쌈짓돈’이라고 깎아내리며 전액 삭감 철회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애초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초부자 감세를 위한 예산이자 민생과 경제, 미래 대비에는 관심 없는 민생포기, 미래포기 예산이었다”며 “권력기관의 쌈짓돈은 늘리고 민생 사업 예산은 24조원이나 삭감한 특권유지 예산안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회가 감액 권한만 있고 증액 권한은 없는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나라살림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내린 특단의 조치”라면서 “정부와 여당이 감액 예산안을 반대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특활비는 양보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검찰 쌈짓돈이 없다고 민생이 마비되느냐”며 “권력기관 쌈짓돈 말고는 예비비도 예년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구자창, 세종=양민철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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