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재기…기적의 KPGA 최고령 우승 ‘탱크 골퍼’ 최경주의 고백 [역경의 열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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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19년 만에 갈아치우게 된 것도 이런 생활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약력=1970년 전남 완도 출생, 1993년 KPGA 입회, 프로 통산 31승, 2002년 한국인 최초 PGA 투어 우승,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2020년 도쿄 올림픽 골프 남자부 한국대표팀 감독, 2024년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현 최경주재단 이사장, 온누리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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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집중하며 절제된 생활로 회복
올 SKT·시니어 오픈 잇단 제패
전성기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최고령 우승이었다.
2024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최종 라운드가 열린 지난 5월 19일, 나는 이날 5타 차 선두로 경기에 돌입했다. 경쟁자였던 박상현은 나보다 7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했다. 당연히 우승 달성을 원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 부담을 느끼며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11번 홀(파4)까지 보기 2개와 버디 2개로 흔들렸다. 결국 마지막 7개 홀에서 보기 3개를 추가로 범해 3타를 잃었고, 이날 버디 4개로 4타를 줄인 박상현과 함께 1~4라운드 합계 3언더파 281타 동타를 이뤄 연장에 돌입했다.
사실 17번 홀(파3)부터 극적 승부의 연속이었다. 티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진 상황에서 벙커샷을 핀에 붙여 파를 지켰으나 18번 홀(파4) 두 번째 샷이 다시 벙커로 향한 끝에 보기를 범해 연장으로 끌려 들어갔다. 이 순간 ‘아 이건 우승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18번 홀 1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개울(워터해저드)로 향한 것이다. 하지만 공은 개울 내 작은 섬 같은 러프 위에 올려져 있었다. 이 순간 하나님이 하셨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들었다. 하나님이 주신 기회였다. 벌타를 피한 나는 세 번째 샷을 다시 핀에 붙이며 기사회생했다. 나는 1m 거리의 파퍼트를 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로부터 약 두 달 뒤 7월 영국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더 시니어 오픈에서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두 자릿수 언더파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이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몸 관리 비결이었다.
사실 5년 전 갑상샘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했었다. 수술하고 몸무게도 79㎏까지 빠졌다. 수술 이후 근육도 많이 빠졌다. 드라이버 헤드 속도를 재보니 원래 111마일까지 나오던 것이 아무리 쳐도 102마일밖에 안 됐다.
나이 50에 겪은 암으로 은퇴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건강 회복을 위해 제일 먼저 한 건 술을 끊는 것이었다. 커피와 탄산음료도 끊고 근육을 채우는 데 집중했다. 하나님 안에서 좀 깨끗한 사람이 되자는 다짐도 했다. 태어날 때는 깨끗하게 태어났는데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요즘은 햄버거를 먹을 때도 콜라 대신 물과 먹는다. 지금은 전성기 몸무게인 92㎏으로 회복했다.
투병하고 다시 몸을 만들면서 피해의식도 생겨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었다. 그럴 때마다 아내의 기도가 큰 힘이 됐다. 동시에 삶의 기준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술을 끊고 나니 밤에 술 마시자고 부르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자연스럽게 가정과 신앙에 집중하게 됐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19년 만에 갈아치우게 된 것도 이런 생활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역경의 열매’ 코너를 통해 ‘탱크 골퍼’ 최경주만이 아닌 ‘신앙인’ 최경주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약력=1970년 전남 완도 출생, 1993년 KPGA 입회, 프로 통산 31승, 2002년 한국인 최초 PGA 투어 우승,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2020년 도쿄 올림픽 골프 남자부 한국대표팀 감독, 2024년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현 최경주재단 이사장, 온누리교회 장로.
정리=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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