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사피온 합병 완료…‘AI반도체 유니콘’ 세계 노크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최초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은 SK텔레콤의 AI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사피온)와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리벨리온이라는 사명으로 공식 출범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6월 사피온과 합병 발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합병 법인의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이다.
사피온과 리벨리온은 AI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6월 합병을 발표했다. 두 회사 모두 차세대 AI 반도체인 NPU(신경망처리장치)를 개발하던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이다. 사피온은 2016년 SK텔레콤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분사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220’을 선보였다. 리벨리온은 KAIST 졸업 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AI 및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 박성현 대표가 2020년 창업한 회사다.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아톰’을 출시했고, 내년 상반기 ‘리벨’을 내놓을 계획이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싸워볼만한 ‘덩치’가 되는 K-AI 반도체 유니콘이 탄생했다.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가진 엔비디아가 독주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약 90%에 달한다. 이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양사의 우수한 반도체 전문가들이 한 팀으로 뭉친 만큼, 기술 로드맵 달성을 위한 개발 효율성과 속도를 한층 높이며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법인 대표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맡는다.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리벨’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 리벨리온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 삼성전자, 에이디테크놀로지와 협력해 AI 중앙처리장치(CPU) 칩렛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칩렛은 여러 개 반도체 칩을 각각 제작한 후, 패키징 기술을 이용해 하나로 결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리벨에 CPU 칩렛을 통합함으로서 에너지 효율을 높인 플랫폼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한다. 리벨리온 측은 “SK텔레콤과 AI 데이터센터 분야 글로벌 진출을 위해 힘을 모으는 한편, 리벨리온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두 NPU 기업의 합병은 대한민국 AI 반도체 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승부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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