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잠잠해지니 불붙은 시리아 내전…현지교회 ‘발 동동’

조승현 2024. 12. 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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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지난달 27일 휴전에 돌입한 가운데 시리아 북부에서는 이슬람주의 반군 세력이 사흘 만에 거점 도시 알레포를 점령하고 중부 지역까지 진격하는 등 시리아 내전이 다시금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군 세력이 알레포를 탈환한 것은 8년 만의 일로 시리아 레바논 등 현지교회는 이에 긴급 중보기도 요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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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선교 전초기지’ 알레포 점령 소식에
시리아·레바논 교회 “함께 기도해달라”
지난 1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신화 뉴시스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지난달 27일 휴전에 돌입한 가운데 시리아 북부에서는 이슬람주의 반군 세력이 사흘 만에 거점 도시 알레포를 점령하고 중부 지역까지 진격하는 등 시리아 내전이 다시금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군 세력이 알레포를 탈환한 것은 8년 만의 일로 시리아 레바논 등 현지교회는 이에 긴급 중보기도 요청을 하고 있다.

알레포는 시리아 내전의 전략적 요충지이면서 시리아 선교의 중심지다.

20년 넘게 레바논 선교사로 사역 중인 김성국(베카형제교회) 쿠르드선교회 대표는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알레포는 전통교회 기독교인이 가장 많이 분포된 도시로 기독교인의 숫자와 교세가 커 시리아 선교의 전초기지였다”면서 “그러나 현재는 이슬람 반군에 의해 지역이 사흘 만에 점령되고 시리아 정부군조차 무기를 모두 버리고 철수해 교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기도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와 레바논의 교계 관계자들은 성명서를 내고 중보기도를 요청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황을 알려오고 있다.

중동교회협의회(MECC)는 지난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 및 국제적 차원에서의 민간인 보호와 피해 예방 등 평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레바논-시리아 개신교 총연합회장인 조셉 까쌉 목사는 같은날 사역자 네트워크를 통해 “한 반군 세력이 알레포 기독교 지역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쓰러뜨리는 등 기독교 신앙과 신념에 반감을 표하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수많은 알레포 기독교인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며 “괴롭고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의롭고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 언젠가 시리아를 포함해 세계 가장 어두운 구석까지도 빛을 비춰주실 것을 믿고 함께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임시 거처인 난민촌에서 10년 가까이 살다 2일(현지시간) 다시 피난길에 오른 쿠르드인 성도들의 모습. 쿠르드선교회 제공

어려움에 직면한 알레포 내 난민교회의 소식도 있다. 니하드 하산 레바논 쿠르드교회 목사는 2일 “알레포 내 수많은 개신교회가 위치한 쿠르드 난민촌은 주변이 가로막혀 어디로 피난을 가지도 못하다 최근 시리아 북서부에서 북동부쪽으로 이주 중인 상황”이라며 “특히 SNS를 통해 이슬람 반군 세력이 쿠르드족 소녀를 붙잡아 위협하고 희롱하는 영상이 온라인으로 퍼져나가는 등 마음이 무너지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주 안에서 형제자매가 된 세계 기독교인이 함께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시리아 알레포에 위치한 아르메니아 난민교회인 벧엘복음주의교회도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교회는 열리지 않으나 이럴 때일수록 각자 있는 장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등 신앙 안에서 굳건해야 한다”며 “예고 없는 공격에 우리 모두 어려움에 직면해있으나 항상 우리 곁에 계신 하나님과 그의 인도하심, 자비를 신뢰하고 결코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관심도 요청됐다. 김 대표는 “시리아 기독교인은 벌써 10여년 이상 지속된 내전과 폭력, 강진으로 삶의 터전이 붕괴되는 등 어려움에 처해있는데 점차 국제적인 관심을 잃으며 시리아 난민을 돕는 구호단체들도 큰 피로감에 직면해 있다”며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기도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기에 한국교회가 함께 시리아와 레바논을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간청한다”고 말했다.

임시 거처인 난민촌에서 10년 가까이 살다 2일(현지시간) 다시 피난길에 오른 쿠르드인 성도들의 모습. 쿠르드선교회 제공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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