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의 민족 될라…배민 주문 취소 도입에 식당들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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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퇴근 시간, 거리순 제일 먼 곳." 이 암호 같은 말은 공짜로 배달시켜 먹는 방법으로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다.
배달앱 이용자 송모(26)씨는 "주문이 누락된 음식이 있어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즉시 환불해주더라. 3000원 쿠폰도 얹어줬다"며 "내가 거짓말을 한 거면 어쩌려고 이렇게 쉽게 환불이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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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퇴근 시간, 거리순 제일 먼 곳.” 이 암호 같은 말은 공짜로 배달시켜 먹는 방법으로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다. 배달 지연을 고의적으로 노려 음식을 받은 뒤 환불받는 방식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배민거지’ ‘알뜰거지’라 칭하며 “가장 먼 곳에서 주문이 많을 시간에 시키면 알뜰배달은 99% 늦는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는 “이 방법으로 이때까지 50만원 정도의 이득을 봤다”는 증언도 등장했다.
배달 플랫폼의 환불 정책을 악용하는 사례가 성행하고 있다. 소비자로부터 상품이나 서비스 불만을 접수받으면 플랫폼이 확인 절차 없이 즉각 환불해주면서 생긴 현상이다.
2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환불 비용은 일단 기업이 부담하지만 취소된 상품에 들어간 배달비와 수수료는 고스란히 업주가 책임진다. 취소된 상품을 만드는데 투입된 시간과 비용, 감정적 소모까지 더해져 입점 자영업자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기업의 서비스 비용이 결국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겠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배달의민족은 이달부터 배민이 불만을 접수받으면 업주 동의 없이 직접 주문을 취소할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했다. 목적은 ‘소비자 보호’다. 업주들이 정당한 환불 요청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유에서다.
배민은 부당한 환불의 경우 업주들이 고객센터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추후 이의 제기와 확인 과정을 거치는 게 복잡하고 번거롭기 때문에 있으나 마나 한 조치로 지적된다. 블랙컨슈머(악성소비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배달 기사들도 난감해한다. CCTV 등 소명할 방법이 없는 경우 책임이 기사에게 몰릴 것을 걱정하고 있다.
경기 성남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그 많은 사례를 배달업체가 객관적인 확인 절차를 거칠지 의문스럽다”며 “수수료 폭탄도 억울한데 이렇게 소비자 편만 드니 고민이 많지만, 배달앱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배민의 새 정책은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배민을 추격하는 쿠팡이츠를 의식한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업주 동의 없이도 플랫폼 차원에서 주문 취소가 가능하도록 해왔다. 환불 사유가 다소 주관적이더라도 환불 요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달앱 이용자 송모(26)씨는 “주문이 누락된 음식이 있어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즉시 환불해주더라. 3000원 쿠폰도 얹어줬다”며 “내가 거짓말을 한 거면 어쩌려고 이렇게 쉽게 환불이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소비자 불만으로 생긴 환불 금액을 자사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신고의 진위를 검토하고 부당한 환불 요청을 줄이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한 환급이 반복되면 계정 정지 조치를 취하는 등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이물질을 고의적으로 넣거나 지연 배달을 하는 경우는 극소수”라고 강조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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