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입신고, 확정일자 받아도 불안한 전세보증금 보호하는 방법
[참여연대]
전국 곳곳에 발생한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로 전세 제도의 문제점과 위험성이 확인되면서 전세보증금의 일정 금액을 제3의 기관 등에 예치하는 에스크로 제도 도입, 전세보증·대출 강화, 전세가율 규제, 심지어는 전세 폐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도 개선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세안심앱 배포, 국세·지방세 사전 확인, 전세보증 비율 상향 등 일부 개선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문제 예방에는 역부족입니다. 오히려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과 주거비 부담을 높이는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 임대료인상률상한제) 폐지, 단기임대사업자 제도 재도입, 기업형 임대사업자 활성화 등 정책을 추진하여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한국도시연구소를 비롯한 시민사회, 전문가, 학자들은 <전세 개혁 연구회>를 구성하고 2024년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에 걸쳐 전세 개혁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연구회는 지난 10월 8일, 논의 결과를 토대로 마련한 '안전한 전세 만들기, 4대 개혁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참여연대는 정부와 국회에 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 두 번째, 주택임대차의 물권화 방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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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한 전세 만들기’ 전세 개혁 방안 발표 기자간담회 ‘안전한 전세 만들기’ 전세 개혁 방안 발표 기자간담회 |
| ⓒ 참여연대 |
전세 계약을 마친 세입자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으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꼽습니다. 이 두 가지 절차를 마치면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보호받는 이러한 권리를 법적 용어로 '대항력', '우선변제권'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허점이 존재합니다. 전세 계약을 마치고 이사한 당일에 전입신고를 하더라도 같은 날 임대인이 대출을 받아 저당권을 설정한다면 임차인의 보증금이 후순위로 밀려나게 됩니다. 저당권은 등기 신청 즉시 효력이 발생하나, 주택 임대차 계약의 우선변제권은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 확정일자를 완료한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하는 차이가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1981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제정된 이래로 바뀐 적이 없어 아직까지도 이를 악용한 사기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부동산에 대한 권리관계 등이 기재된 등기부등본은 임대차 계약과 관련한 정보가 제대로 공시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특히 다가구주택은 선순위 권리관계 확인이 중요한데, 현행 제도에서 본인 외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 규모, 전입신고 여부 등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불완전한 전입신고·확정일자 대신, 안전한 임대차 계약 등기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주택 임대차 관계의 불완전한 공시에서 출발합니다. 만일 저당권처럼 임대차 권리 내역을 공시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임대차 등기의 효력은 다음날이 아닌 등기 직후 바로 발생하게 될 뿐 아니라, 하나의 등기부로 저당권을 비롯하여 여러 임대차 권리관계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주택 임대차 등기가 보편화된다면 보증금 미반환과 관련된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에 임대차계약 체결 후 보증금 지급·증액 시 임대차 등기가 동시에 이행되도록 일반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행 민법에 임대인이 임대차 등기에 협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사실상 사문화되어 있습니다. 임대차 등기 제도를 의무화하고, 이행하지 않았을 때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다면 전세계약의 임대차 등기가 설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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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행동 |
| ⓒ 전세사기·깡통전세 시민사회대책위 |
전세사기·깡통전세 사태는 현 제도의 한계가 많은 세입자들의 주거권을 위협하고 목숨과도 같은 전세보증금을 보호해 주지 못 한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에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의 예방과 제대로 된 세입자 보호조치를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개혁 방안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주택 임대차의 물권화를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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