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과세 또 유예…전문가들 "부작용 낳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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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가상화폐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지난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이어 가상화폐 과세까지 유예하자 국회가 과세 인프라 구축을 어렵게 만들고 조세 정의를 무너트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상화폐 투자소득 과세 2년을 유예하는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안에 동의한다"며 "깊은 논의 끝에 추가 제도 정비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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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가상화폐, 청년의 희망 도구"
과세 사각지대만 생겨…미국과도 비교돼
국회가 가상화폐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지난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이어 가상화폐 과세까지 유예하자 국회가 과세 인프라 구축을 어렵게 만들고 조세 정의를 무너트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상화폐 투자소득 과세 2년을 유예하는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안에 동의한다"며 "깊은 논의 끝에 추가 제도 정비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가상화폐 과세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이나 유예됐다. 이번 과세 유예 논의는 정부·여당이 먼저 꺼내 들면서 시작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가상화폐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2024년 세법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가상화폐 과세 유예를 카드로 야당을 압박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상화폐를 청년들의 새로운 자산 형성, 새로운 희망 도구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가상화폐 과세 유예는 금투세 폐지 과정과 빼닮았다. 금투세와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과세는 이미 국회 합의로 통과된 법에 따라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시장 침체와 함께 일반투자자의 자산 형성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이유로 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금투세도 못 막았듯이 가상화폐 과세 유예도 정해진 수순 아니겠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야는 제도 미비를 이유로 가상화폐 과세를 유예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조세 저항 때문에 과세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상화폐 과세를 앞두고도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조세 저항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2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2025년 1월 1일 코인 과세 유예 요청에 관한 청원'이란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주식 투자와 같은데 한쪽만 과세하면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며 "제대로 된 법과 보완도 없이 하는 과세는 올바르지 않다"고 밝혔다. 게시물의 동의자 수는 하루 만에 5만명을 넘겨 소관 상임위원회로 회부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회가 나쁜 사례를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조세 저항에 가상화폐 과세를 피할 경우 오히려 과세 사각지대만 마련해준다는 지적이다. 미국과도 비교된다. 미국은 2014년 가상화폐 과세 기준을 우선 도입하고 2019년, 2020년 제도를 추가 보완했다. 2021년에는 연간 600달러 이상 가상화폐 거래 시 수익 및 입출금 내역 신고를 의무화하면서 사각지대를 제거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가상화폐 거래를 잡으려면 해외에 있는 한국인 또는 법인 계좌를 식별해야 하는데 국내 가상화폐 거래에도 과세하지 않는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다"며 "해외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과세 인프라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가 조세 정의를 스스로 무너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월 발간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 '주요국의 디지털자산 과세제도'는 "우리나라는 과세 인프라 구축 미비를 이유로 가상자산 소득을 전부 과세하지 않는데 국제적 현황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번 가상화폐 과세 유예는 금투세 폐지의 여파"라며 "세법과 조세 정의는 조세 저항에 쉽게 무너져선 안 된다. 이제부터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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