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14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낙관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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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563억5000만 달러로, 수출이 14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했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7월 13.5% 이후 8월(10.9%), 9월(7.1%), 10월(4.6%)에 이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조차 수출 증가세는 4~7월 50%대에서 11월 30%대(30.8%)로 급전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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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편향, 타 품목 부진 심각
기업 규제 철폐에 정치가 나서야
11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563억5000만 달러로, 수출이 14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했다. 무역수지도 1년6개월 연속 흑자다.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 파업 및 기상 악화 등에도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연말까지 수출 우상향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실상은 다르다. 단순 수출 액수가 아닌 수출의 추세를 보여주는 증가율은 내리막길인데다 반도체에 치우친 방향성 등 내용 면에선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 수출의 앞길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게 더 정확한 분석이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7월 13.5% 이후 8월(10.9%), 9월(7.1%), 10월(4.6%)에 이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11월 증가율은 올들어 가장 낮다. 이대로라면 다음달부터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춘 가장 큰 이유로 수출 문제를 꼽으며 “3분기에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고 이는 (한국 수출의)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출 증가세, 물량 등을 고려하면 4분기는 3분기보다 더 악화되는 모습인데 정부는 낙관적 전망만 붙잡고 있으니 걱정이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이 125억 달러로 역대 11월 중 최대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15대 주력 품목 중 수출이 증가한 것은 반도체 등 5개뿐이었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1년 전보다 -13.6%, 2차전지는 -26.3%를 기록했다. 반도체조차 수출 증가세는 4~7월 50%대에서 11월 30%대(30.8%)로 급전직하했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액의 22.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최근에는 D램 등 일부 메모리 품목의 경우 중국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전면적 관세 조치를 내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성향을 볼 때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 상황은 심상치 않게 받아들여야 한다.
저출생 고령화 기조에 따른 내수 부진 심화로 수출이 우리 경제를 좌우하는 경향은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 그런데 수출이 고작 기저효과 수준에 머무는 정도로 증가, 감소가 반복된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경제의 기초체력이나 다름없는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는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대한 범국가적 지원은 기본이고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없애 세계 시장을 휘저을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 구조 개혁 틀을 만들 정치 리더십 복원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정치가 경제 발목을 잡는 구태가 계속된다면 국가의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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