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은 ‘강력 매도’ 추천”… 외면받는 코스피 굴욕

한국 코스피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와 국내 경기 침체 우려, 일본 엔화 강세라는 삼중고가 겹치면서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이 가속하고 있다. 외국인은 11월 한 달간 한국 주식을 4조30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1일 글로벌 투자정보 플랫폼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세계 주요 20개국 대표지수 중 시간당, 일일, 주간, 월간 기준 투자 권고가 모두 ‘강력 매도’로 표시된 지수는 한국 코스피와 멕시코 S&P/BMV IPC 두 개뿐이다.
다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지수와 달리 코스피는 투자 전망에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와 인도네시아 IDX종합지수는 시간당, 일일, 주간, 월간 가운데 일부 구간에서 ‘매수’ 신호가 있지만 코스피는 전 구간에서 ‘강력 매도’ 상태다. 인베스팅닷컴의 투자 정보는 각 지수의 가격 추이와 이동평균선 등 투자 전략에 활용되는 여러 지수에 따라 자동으로 표시된다.
코스피의 올해 초 대비 수익률은 –7.51%로 20개국 중 18위다. 수익률이 이보다 낮은 곳은 멕시코와 러시아 두 곳뿐이다.
국내 증시의 부진한 성적은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도 탓이다. 외국인은 지난 29일 하루에만 코스피에서 7501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리스크’에 더해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일본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증시가 복합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당시 ‘사후적 금리 인하’와 ‘선제적 금리 인하’를 놓고 논쟁이 있었는데, 그 논쟁이 현재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사후적 인하로 해석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로 낮춘 것이 경기 부진에 따른 사후적 조처에 해당한다는 시각이다. 29일 발표된 10월 산업생산과 소비·투자 지표가 ‘트리플 감소’를 보인 것도 침체 전망에 우려를 더했다.
게다가 일본에선 오는 19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시장 예상치인 2.1%를 웃도는 수치다. 엔·달러 환율은 149.7엔으로 급락했다. 한 연구원은 “엔화 강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달러 등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청산 공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발 악재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도 여전히 문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반도체 규제, 보조금 정책 축소 등 미국 정책 중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외국인 수급 이탈을 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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