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본질"…임영웅 국민적 인기 비결, 학계 분석 나왔다
가수 임영웅(33)은 ‘영(YOUNG) 트로트’시대 선두주자를 넘어 명실상부 국민가수 반열이다. 임영웅의 공연은 매번 ‘피켓팅’(치열한 티켓팅 경쟁)으로 불릴 만큼 뜨겁다. 이러한 임영웅의 인기 배경에는 절제하는 창법과 트로트에 국한되지 않는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희선 국민대 교수와 김희선(동명) 경기대 교수는 지난달 30일 서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한국대중음악학회·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가 개최한 ‘제35회 한국대중음악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임영웅’을 주제로 연구자들이 그의 음악과 그를 둘러싼 담론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국대중음악학회는 "선풍적 인기를 누려 온 임영웅은 단순한 트로트 가수나 인기가수를 넘어 하나의 사회문화적 현상이 됐다”면서 “임영웅에 관한 온갖 담론이 수많은 기사와 책의 형태로 생산됐으나, 이런 질문들에 대한 진지한 학문적 연구는 매우 드물었다”면서 이날 회의의 주제로 ‘임영웅’를 내세운 배경을 설명했다.
두 교수에 따르면 신드롬적 인기를 구가하는 임영웅의 음악엔 여타 트로트 가수들과 구분되는 특유의 창법과 레퍼토리로 그만의 장르를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창법의 경우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삼키는 방식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영웅이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에서 선보인 노사연의 ‘바램’을 대표적인 예시로 들었다.
이들은 “‘바램’과 같은 곡은 음역의 폭이 좁고 대체로 낮아 자칫 내지르기 쉬운 노래”라며 “임영웅은 후렴 중 크고 힘차게 부르다가도, 절제하며 삼키는 듯한 감정처리를 보여줌으로써 다른 해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한 읊조리는 듯 발음하면서도 정확한 발음 구사 역시 특징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ㅅ’, ‘ㅆ’ 등의 자음이 만들어내는 치찰음(齒擦音)은 대중가요 보컬에서 거슬리는 소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임영웅은 이러한 치찰음을 자주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치찰음은 닿소리를 발음할 때 공기가 좁은 틈을 치아 쪽으로 통과되면서 발생하는 마찰을 이용해서 내는 소리다.
두 교수는 임영웅이 2016년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뒤 2020년 ‘미스터 트롯’에서 우승한 직후에는 트로트 위주로 활동했으나, 점차 록·댄스·힙합·포크·재즈 등 장르를 확장하면서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근 임영웅이 댄스와 록 장르 곡에서는 트렌디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발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고 했다. 이어 “트로트 본연의 창법을 벗어나는 절제된 창법, 편안한 음색, 진정성 있는 목소리, 가사 전달력, 위로가 임영웅의 본질”이라며 “팬들은 이를 임영웅을 사랑하는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임영웅은 트로트를 넘어 아티스트의 면모를 갖추며 국민가수로서의 명성을 얻고, 임영웅이라는 장르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애경 연세대 교수는 이날 임영웅 현상에 대해“트로트에 대한 해석을 달리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30년대 유행가로 시작한 트로트는 현재 음악적 특징이 약화하고 범주화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일종의 ‘문화 현상’으로 존재한다”면서 “임영웅의 노래가 음악적으로 트로트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행위를 하고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이웅희 경복대 교수는 ‘후 이즈 히어로(Who is Hero)?: 리더가 바라본 임영웅’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했다. 이어 ‘임영웅: 장르와 연행’, ‘임영웅: 담론과 영향’을 주제로 한 기획세션이 열렸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생 못 잊게 해줄게"…취업준비생 전 남친 끔찍한 복수극 | 중앙일보
- 기절 놀이시키고 항문 촬영…충격의 고교 배구부
- 백수도 4억 대출 나온다…주담대 받는 '신용카드 비밀' | 중앙일보
- 정우성 "결혼 안한 게 아니라 못한 것"…문가비 임신 중 한 말 | 중앙일보
- "지인에 100억 사기, 전 재산 잃었다" 바리톤 김동규의 고백 | 중앙일보
- 침대 서랍에 3년간 딸 숨겨 키운 엄마…"주사기로 시리얼만 줬다" | 중앙일보
- "성관계 동영상, 혼자 보긴 아까워" 전 직장동료 협박한 40대 | 중앙일보
- 조영남 유서 공개 "유산 4분의1은 옆에 있는 여자에게" | 중앙일보
- "의사가 여보도 오래"…부부가 함께 치료해야하는 이 병 | 중앙일보
- 87억짜리 바나나 한 개 사더니 꿀꺽…"맛있다" 충격 퍼포먼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