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작년엔 결승골, 올해는 결승도움' 코리아컵의 사나이 김종우 "울산 무조건 이긴다 생각…이런 큰 경기가 재밌다"

김희준 기자 2024. 12. 1. 10:00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종우(포항스틸러스).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서울] 김희준 기자= 코리아컵 결승마다 강해지는 김종우가 강심장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을 치른 포항스틸러스가 울산HD에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통산 6번째 우승에 성공하며 전북현대, 수원삼성(이상 5회)을 넘어 코리아컵 최다 우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포항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울산은 초반부터 공을 소유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전반 37분에는 이청용의 간결한 크로스에 이은 주민규의 헤더골로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주민규는 득점 후 포항 팬들 앞에서 산책 세리머니를 펼치며 도발을 감행했다.


최종 승자는 포항이었다. 포항은 후반 19분 정재희의 슈팅이 이청용을 맞고 굴절돼 들어가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연장 돌입 이후에는 서서히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고, 연장 후반 7분 완델손의 집념 어린 공 소유와 김종우의 크로스, 김인성의 드문 헤더골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5분에는 강현제가 쐐기골을 넣으며 우승컵을 포항에 안겼다.


박태하 감독은 이날 뛴 모든 선수들이 최고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흐름을 바꾼 김종우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김종우는 중원에서 오베르단과 함께 척추 역할을 맡았고, 중요한 순간마다 도움을 기록하며 날아올랐다. 정재희가 중거리슛을 하기 전 2대1 패스를 한 상대가 바로 김종우다. 상기했듯 김인성의 결승골을 도운 것도 김종우였다.


박태하 감독(왼쪽), 김종우(오른쪽, 포항스틸러스). 서형권 기자

김종우는 지난해에도 포항의 구세주였다. 지난해 코리아컵(당시 FA컵)에서 포항은 전북이 골을 넣으면 이를 따라가는 느낌으로 2-2를 만들었는데, 후반 33분 김종우가 오른쪽 하단으로 꽂히는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포항에 리드를 안겼다.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 홍윤상의 쐐기골을 더해 4-2로 역전승을 거두며 당시 10년 만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년 연속 팀에 코리아컵을 안긴 김종우는 의기양양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공격포인트에 욕심을 가질 포지션은 아니어서 빌드업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큰 경기는 아무래도 영웅이 필요하다보니 영웅심리가 발동되는 것 같다"라며 "이런 큰 경기가 재미있다. 관중들도 많이 오시고 응원도 받다 보면 선수들이 이걸 큰 행운으로 여긴다"라는 큰 경기에 강한 비결을 밝혔다.


특히 울산이었기에 더욱 달콤한 승리였다. 김종우는 "전반에 실점할 때 (주)민규 형이 우리 팬들 쳐다보면서 산책 세리머니 하길래 열받았다. 들어가서 골 넣고 똑같이 해줘야겠다 생각했는데 골을 못 넣었다. 그래도 우리가 이겨서 기분이 좋다"라며 "울산이랑 할 때는 동해안 더비니까 절대 우리가 밀린다는 생각을 안했고 무조건 이긴다 생각했다.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에 더 강해지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실력에 대한 자부심과 겸손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김종우는 "내가 MVP 받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면서 "(김)인성이 형이 들어오자마자 밥 한 번 산다고 이야기하더라. 그 형이 원래 헤딩을 잘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 정도면 떠먹여준 것 같아서 아무거나 얘기해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MVP 욕심이 안 났다면 거짓말인데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내가 욕심을 너무 부리면 팀에 안 좋은 플레이가 될 수도 있었다. 우승하는 것에만 초점을 뒀다"라며 팀 플레이가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종우(포항스틸러스). 서형권 기자

김종우와 포항은 올 시즌에 부침이 있었다. 김종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간에 부상이 있어 공백기를 가져야 했고, 포항도 리그 6연패를 겪으며 선두 경쟁에서 하마터면 하위 스플릿까지 떨어질 뻔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번 시즌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김종우는 관련해 "중간에 예기치 않게 부상을 당했는데 복귀할 때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몸을 끌어올릴 수 있게 도와주신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 덕에 끝까지 몸 상태를 좋게 유지할 수 있었다"라며 "포항이 상위 스플릿에서 한 경기도 못 이겨서 선수단 분위기가 다운될 법도 한데 감독님은 아니었다. 우리 보고 개의치 말라고, 어쨌든 코리아컵 남아있으니까 그것만 준비 잘하자고 했는데 우승이라는 목표가 확고하게 있었다 보니까 안 좋은 흐름을 신경쓰지 않고 결승전에서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그게 포항의 문화일 수도 있다. 김종우는 "다른 팀과는 다른, 선수들끼리 조금 더 가까운 느낌도 있다. 그전에도 많은 선배들이 있었겠지만 (신)광훈이 형이 그전에 포항에서 경험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광훈이 형 중심으로 뭉쳐지는 게 있다. 시즌 초반에 감독님도 바뀌고 선수들도 많이 떠나서 안에서도 걱정을 많이 했다. 그때도 광훈이 형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선수들이 불만이 있더라도 감독님이 원하시는 걸 믿고 따라가보자, 안 됐을 때 건의해야지 처음부터 얘기하지 말자면서 선수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나머지 선수들도 그거에 전혀 반감을 가지지 않고 하나됐다"라며 포항은 특별한 구단이라고 언급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