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자연분만? “6년만 지나면, 출산 방법에 따른 아이 유전적 차이 사라진다”

오상훈 기자 2024. 11. 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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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분만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의 유전적 차이가 6년 뒤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와 서울대, 강원대 등의 국제 연구팀은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의 유전적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신생아 9833명의 제대혈(탯줄 혈액)과 소아 2429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는 특정 DNA 메틸화 비율에서 자연분만 신생아와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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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의 유전적 차이가 6년 뒤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왕절개는 산모의 배와 자궁을 절개한 후 태아를 분만하는 수술로, 출산 과정에서 산모와 아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는 자연분만을 통해 태어난 아기와는 다른 미생물 환경과 호르몬 변화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가 그렇지 않은 아기에 비해 면역 체계가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하버드대와 서울대, 강원대 등의 국제 연구팀은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의 유전적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신생아 9833명의 제대혈(탯줄 혈액)과 소아 2429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는 특정 DNA 메틸화 비율에서 자연분만 신생아와 차이를 보였다.

DNA 메틸화는 DNA에 메틸기가 결합해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으로, 신경 발달, 면역 체계, 대사 과정과 관련된 유전자를 켜거나 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의 DNA 메틸화 비율은 자연분만 신생아보다 0.4%에서 0.7% 더 높았다. 이러한 DNA 메틸화 중 일부는 면역 세포가 스스로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과 관련된 유전자를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DNA 메틸화 차이는 6~10세로 접어들면서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10세 소아의 혈액 샘플에서는 제왕절개와 DNA 메틸화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은 것이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는 특정 면역 세포 비율이 자연분만 신생아와 달랐으나, 이 차이 역시 성장하면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출생 당시 관찰된 DNA 메틸화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다는 점에서 출산 방식이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결론 지었다.

다만 연구팀은 “연구에 사용한 데이터가 주로 서양 인구에 치우쳐 있고, 장내 미생물이나 면역 조직에서의 변화를 다루지 못했다”며 “제왕절개의 건강 영향에 대해 더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인구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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