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어강사에 "주휴수당 포기 합의" 요구한 건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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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한국어강사들이 처우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자, 학교 측이 노조에 가입한 강사들의 강의시간을 줄일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해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건국대학교 측은 한국어강사들에게 그간 지급받지 못한 주휴수당 등을 일체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사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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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
▲ 건국대학교 언어교육원 홈페이지 사진. 건국대학교 한국어강사노조에 따르면, 학교 측은 최근 출범한 노조에 속한 강사들에게 강의 시간을 일방적으로 줄이는 등 불이익을 줬다. |
ⓒ 건국대학교 캡처 |
노조에 따르면, 건국대학교 측은 한국어강사들에게 그간 지급받지 못한 주휴수당 등을 일체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사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 학교 측이 요구한 합의서에는 '을은 갑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최초 임용일부터 이 합의서 작성일까지 발생한 주휴수당 등(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시간외 근로수당, 휴일 근로수당 등)에 대한 청구를 모두 포기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지난 9월 만들어진 노조의 조합원 30여명 가운데에는 주 20시간 이상씩 20년간 건국대학교에서 일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들 모두 지금까지 주휴수당과 휴일근로수당·연차수당 등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건국대학교 측은 관련한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다.
건국대학교에서 20년째 한국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최유하(44) 민주노총 대학노조 한국어교원지부 지부장은 2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에 학교에서 다음 학기 강의 시수를 배정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주 20시간 이상 강의를 맡아온 조합원 12명 중 7명에게 주 20시간 이하의 강의를 배정하겠다고 통보했다"라며 "노조를 만들고 권리를 주장하자 학교 측에서 강의 시수를 볼모로 탄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어강사는 한국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건국대의 경우 시급은 경력에 따라 3만 3000원에서 4만 3000원 사이라고 한다. 최 지부장은 "제가 20년차인데 11월 월급이 230만 원 대였다"라며 "연차가 적고 시수가 적은 강사들은 강의가 적으면 100만 원 초반대 월급을 받는 달도 있다"고 했다. 건국대에서 일하는 한국어강사는 70여명 정도라고 한다.
최 지부장은 "한 강사가 휴가를 내면 다른 강사가 대신 강의에 들어가는 걸 '대강'이라고 하는데, 강의 시간이 곧 월급이기 때문에 한국어강사들은 '대강' 배정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학교 측이 지난 학기 발생한 '대강' 60시간을 모두 비조합원에게만 몰아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 건국대학교 한국어강사 노조에 따르면, 건국대 측은 한국어강사들에게 지금까지 미지급된 주휴수당과 연차수당, 휴일근로수당 등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요구했다. 노조가 제시한 해당 합의서. |
ⓒ 노조 제공 |
고관홍 노무사는 "주휴수당이나 연차수당, 휴일근로수당은 법적으로 명확히 지급 의무가 있기 때문에 학교가 위법을 해온 것"이라며 "80년대도 아니고 학교에서 아직도 이런 기본적인 법을 지키지 않고, 도리어 임금을 포기하겠다는 합의서를 요구한다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건국대학교 측은 한국어강사들에게 미지급한 주휴수당 등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노조 설립 전 일부 한국어강사와의 주휴수당 협의건"이라며 "노조 설립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강의 시간 배정에 있어 조합원에 대한 차별이 있었던 게 맞냐는 질문에는 "노조원과 비노조원간 시수 배정 적용 기준과 원칙은 모두 동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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