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진수식서 눈물 흘린 오세훈... 뜻대로 될까?

임병도 2024. 11. 26. 0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00억 들어갈 사업, 내년 3월 정식 운항... 수상택시 전철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임병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눈물 글썽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경남 사천시 은성중공업에서 열린 '서울 한강버스 진수식'에서 인사말 중 직원 노고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울 수상 대중교통수단인 한강버스는 내년부터 운행 예정이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26일 오전 11시 43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가 추진 중인 수상 교통수단인 한강버스 진수식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 시장은 25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한강버스 '누리' 진수식에서 인사말 도중 "조용히 지켜보고 있을 우리 직원들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제가 너무 고생시킨 것 같다"면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일각에선 오 시장의 눈물이 직원들의 고생이 아니라 그동안 한강버스를 두고 나온 논란과 불참한 야당 시의원들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실제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사말을 시작하자마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한 분도 안 계신다. 말씀을 들어보니 오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는데, 이래서 되겠습니까?"라며 "과정의 문제가 혹시 있으면 따질 건 따지고 축하할 것 축하해야 하는데 많이 섭섭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태수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위원장도 "정쟁을 그만뒀으면 좋겠다. 정쟁하지 말고, 우리 한강에 노들섬도 개발 계획하면 제2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다"면서 야당 의원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에둘러 꼬집었습니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54분이라더니... 현실성 떨어지는 수상버스
 2월 1일 열린 한강 수상버스 운영계획 기자설명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설명하는 모습
ⓒ 서울시유튜브 갈무리
지난 2월 1일 열린 한강 수상버스 운영계획 기자설명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급행인 경우 54분이 소요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오 시장은 "기존의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때보다 시민의 면에서나 편의성 측면에서 훨씬 더 우월한 대중교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강 수상버스가 지하철 등 다른 대중교통보다 더 빠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옥철이라 불리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한강버스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JTBC 뉴스룸>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한강버스의 운항 속도는 15.6노트로 마곡에서 잠실까지 약 1시간 15분이 소요됩니다. 50분 걸리는 지하철보다 25분이나 느린 것입니다.

특히 밤섬을 지날 때는 습지 보호를 위해 8노트 운행 의무가 있고, 17개나 있는 한강 다리를 지날 때마다 감속 운항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한강버스가 지하철보다 빠를 순 없어 보입니다.

700억 들여 다시 관광버스?... 수상택시 전철 밟을 수도
▲ 한강버스 둘러보는 오세훈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경남 사천시 은성중공업에서 열린 '서울 한강버스 진수식' 종료 후 한강버스 내부에서 빵을 시식하고 있다. 서울 수상 대중교통수단인 한강버스는 내년부터 운행 예정이다.
ⓒ 연합뉴스
지난 2월 기자설명회에선 속도를 내세우며 대중교통보다 더 빠르다고 강조했던 오 시장은 이번 진수식에선 여유롭게 출퇴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빵을 들고 있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일각에선 속도가 느리고 연계 교통수단의 불편함이 예상되는 한강버스가 출퇴근용이 아닌 관광버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한 과거 오 시장이 추진했던 한강 수상택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난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을 베네치아로 만들겠다며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서울시는 출퇴근 교통수단 확보를 위해 한강 수상택시를 도입하면서 이용자가 하루 2만 명이라고 예상했지만 평균 이용자는 100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됐다가 2016년부터 재개됐지만 이용자 수는 오히려 더 급감했습니다. 2021년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한강 수상택시 하루 평균 이용자는 2017년 32명, 2018년 16명, 2019년은 20명이었습니다.

이후 하루 평균 탑승객 1~2명에 그쳤던 한강 수상택시는 출퇴근용은 예약제로 버티다가 결국 2024년 7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한강버스는 수상교통 선착장 조성 총사업비 212억에 리버버스 선박 감가 상각비 지원까지 따지면 700억 원이 들어갈 사업입니다. 서울시는 하루 이용자 수를 5230명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서울 지하철 1대 수송인원 1600명과 비교하면 대중교통수단으로 보기 어려운 수익 구조라고 지적합니다.

이미 지난해 미래한강본부는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한강 리버버스 운영사업 실시 협약서 동의안'의 리버버스 운영 비용추계서에서 향후 6년간 약 80억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행하는 한강버스는 내년 3월부터 정식 운항될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