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1심 무죄' 김동현 판사, 대장동 사건도 맡아…"이념적 성향 없어"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고등법원이 위치한 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김정연 기자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의 재판장은 김동현(51·사법연수원 30기) 부장판사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이 사건을 맡아 심리해 왔다.

법조계에서 김 부장판사는 조용한 성격의 ‘전형적 판사’ 스타일로 통한다고 한다. 한 부장판사는 “묵묵히 열심히 재판만 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며 “판결을 보면 이념적이라거나 튀는 판결을 한다는 공감대는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와 근무연이 있는 한 부장판사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판사로서의 심리는 엄격하게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원칙주의적인 경향이 있다”며 “연구회 등 활동을 한다거나, 눈에 띄는 개인적인 성향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고 했다.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서울 우신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김 부장판사는 사법시험 합격 후 연수원 생활을 거쳐 2004년 광주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앞서 이 대표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형사34부 한성진 부장판사와는 연수원 동기다. 이후 광주지법 목포지원·인천지법 부천지원·서울동부지법·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을 거쳤다.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하는 건 2012년 배석판사 생활 이후 두 번째다. 첫 부장판사 생활은 2016년 부산지법에서 시작했고, 수원지법 안산지원·서울동부지법으로 옮겨갔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선거·부패 사건을 맡는 형사33부 재판장으로 보임됐다. 형사33부는 앞서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사건에서 지난 7월 포르쉐 렌터카 등을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검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위증교사 혐의 선고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3월 위증교사보다 먼저 기소된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역시 형사33부가 심리하고 있다. 당초 이 대표 측은 두 사건을 병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각 사건의 구조가 다른 점 등을 고려해 따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1년여 만에 결론이 나온 위증교사 사건과 달리 배임·뇌물 사건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특혜,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이 결합된 방대한 사건이다. 지난달로써 4개 쟁점 중 위례신도시 의혹 부분 심리가 기소 19개월 만에 마무리됐고, 대장동 부분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기소될 때의 재판 기록만 20만쪽이 넘는 만큼, 만일 김 부장판사가 3년 연속으로 형사33부 재판장을 맡는다 하더라도 임기가 끝나는 2026년 1월 내로 선고가 나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편, 김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있는 민사항소10부 김동현(49·사법연수원 30기) 부장판사와는 동명이인이다. 국내 2호 시각장애인 법관으로 잘 알려진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 김동현(42·변호사시험 4회) 판사와도 동명이인으로, 서울중앙지법에만 ‘김동현 판사’가 3명이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