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가 부활했다…"삼촌∙이모 동원" 입학설명회 1분 만에 마감 [르포]

" 앞으로 대입이 내신 싸움이 아니라 내용 싸움이 된다면 외고의 강점이 커질 겁니다. "
지난 23일 오전 경기 고양외국어고등학교에서 열린 입학 설명회. 이태훈 입학담당관은 설명회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에게 “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 변별력이 줄어들고, 대학들은 학생부(학교생활기록부)에 경쟁력이 있는 학생을 더 원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강당에는 중학교 3학년 학생과 그 학부모 등 600여 명이 앉아 있었다.
경기 동두천시에서 온 학부모 김모(45)씨는 “설명회 인원을 보니 올해 경쟁률이 높아질까 봐 걱정”이라며 “다른 특목·자사고 설명회에도 다녀왔는데, 대입 실적 등을 고려해 지원 학교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음 달 원서 접수 앞둔 외고 설명회 ‘1분 마감’

다음 달 6일 원서 접수를 앞두고 이날 열린 고양외고 설명회는 사전 인터넷 예약(600명)이 1분 50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진석 교장은 “지난해 설명회 때는 예약 창을 일주일간 열고도 200명이 모인 적도 있었는데, 올해는 네 차례 설명회 모두 금방 마감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학교의 경쟁률(일반 전형)은 1.05대 1을 기록했다.
재학생 자소서 첨삭도 “삼촌까지 동원해 신청”

과천외고 재학생들은 “두괄식으로 써야 한다”, “학교에 대한 관심사를 표현하라”는 등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김창현 입학홍보부장은 “매년 인기가 많았던 설명회지만, 올해는 삼촌과 이모까지 동원해 신청할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고 했다. 이 설명회도 약 1분 만에 마감됐다.
반등한 외고 경쟁률…고교 학점제로 내신 부담 줄어

올해는 현 중3부터 달라지는 대입 제도 영향으로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부터 고교 학점제를 하면서 내신 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기 때문이다. 김창현 교사는 “상위 10%가 내신 1등급을 받게 되면 ‘외고는 내신에 불리하다’는 부담이 줄게 된다”고 했다.
또,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계열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같은 국어·수학·탐구 영역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외고와 국제고에서도 의대나 공대에 진학할 수 있다.
학생부 관리에도 외고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향근 경기 안양외고 교장(전국 외고 교장단 협의회장)은 “일반고는 대학 진학 성향이 다양해서 대입·진로 지도가 분산될 수 있다면, 비슷한 성향 학생들이 모인 외고는 교육 과정이나 학교 활동에서 윈윈(win-win)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춤했던 ‘○○외고반’ 꿈틀 “일반고 황폐화 우려”

특목고의 부활이 고입 사교육과 일반고 황폐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설명회에서 만난 학생과 학부모들은 “외고·국제고에 대비해 영어 말하기와 작문을 강조하는 학원 수업이 열리고 있다”, “특정 외고 학생들을 묶어 ‘○○외고반’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최영득 대치명인 고입컨설팅총괄소장은 “자사고나 갓반고(최상위권 일반고)는 이미 이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소수의 문과 학생들끼리 경쟁하거나, 아예 과목이 개설되지 않는 상황도 생긴다”며 “상위권 문과 학생이 외고·국제고로 몰리면 일반고 수업 운영을 더 어렵게 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원·최민지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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