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건희 리스크’ 대응책으로 ‘특감’ 부활 꺼내들어 특감, 대통령과 ‘특수 관계’ 비리·비위 행위 감찰 역할 수사권·기소권 없어 실효성↓…최종 임명권도 대통령에 있어 野 “‘특감’ 임명으로 ‘특검’ 무산 안 돼…될 때까지 특검법 발의”
매일 전해지는 정치권 소식을 보고 듣다 보면 ‘이건 왜 이렇지’ ‘무슨 법에 명시돼 있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치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법조문까지. 쿠키뉴스가 쉽게 풀어 설명해 드립니다. 일명 ‘쿡룰(Kuk Rule)’
1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야4당 김건희·50억클럽 특검거부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입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특별감찰관’을 추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극구 반대 의사를 밝히며 오는 28일 열릴 본회의에서 즉각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특별감찰관이 무엇일까요. 또 민주당은 왜 특감에 반대하는 것일까요.
특별감찰관은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이들의 비리·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역할을 합니다. 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 △대통령의 4촌 이내 친족 △대통령 비서실 내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 등입니다.
특별감찰관 제7조에 따르면 국회는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법조인 중 15년 이상 재직한 후보자 3명을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추천서를 받은 뒤 3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를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최종 임명해야 합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소속으로 운영되지만, 직무 수행에 있어 독립성을 보장받으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합니다.
이 제도는 권력형 비리를 예방할 목적으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치되면서 그 역할이 축소됐습니다. 지난 2016년 이후 8년간 특별감찰관 임명 자체도 이뤄지지 않아 제도 자체가 사실상 역할을 잃고 사문화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의 돌파구로 특별감찰관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먼저 쇄신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는 이유에섭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에는 특별감찰관제 부활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후보 추천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미 대국민 담화에서 특별감찰관 수용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별감찰관과 특별검사 임명은 각각 독립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앞서 “특별감찰관은 김건희 특검법과 맞물려 있다”며 “특검을 거부하기 위해 절차를 밟는 것이라면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선은 그었습니다.
이처럼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임명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당이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특별감찰관을 내세워 특검 추진을 무산시키려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별감찰관은 ‘감사원’의 지위를 가지고 감찰 대상의 비위 행위를 조사할 뿐, 직접 수사권이 없습니다. 특별검사는 할 수 있는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같은 강제 수사도 불가능해 당사자가 혐의를 부인할 경우 이를 입증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야당이 특별감찰관의 실효성을 문제 삼아 다시 특검법을 추진하려고 해도 명분이 부족해 특검 추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욱이 특별감찰관을 임명한다 하더라도 결국 대통령이 특별감찰관 최종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여당 추천 후보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야당 입장에서는 불리한 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편 김건희 특검법은 다음 주 중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올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로써는 여당의 이탈표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민주당은 재표결이 무산될 경우 ‘4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