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이재명 구속"…주말 두쪽 갈라진 광화문 광장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각각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촉구 집회’를 열었다. 세종대로·사직로·남대문로에 걸쳐 대규모 집회가 진행되면서 시민들이 교통 통제와 소음으로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전국민중행동 등 진보단체가 결성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 비상행동’이 지난주에 이어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을 진행했다. 주최 측 추산 1만 5000명이 참석한 집회에는 ‘국정농단 윤석열 OUT’ 등 피켓을 든 시민들이 정권 규탄 대회를 열었다.
진보단체의 집회 현장으로부터 750m 남짓 떨어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는 오후 3시부터 ‘이재명 구속 촉구’를 외치는 보수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문재인·조국 구속”을 주장했다. 두 집회 주체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민주당도 오후 5시 30분부터 광화문 북측 광장 앞 도로에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제4차 국민행동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민주당의 4차 장외집회인 이날 집회에는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박 원내 대표는 이날 연단에 서서 “또다시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면 국민이 ‘당신은 더는 우리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해고를 통보할 것”이라고 외쳤다.
이재명 대표는 집회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앞선 세 차례 행사에서 줄곧 연단에 섰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위증교사 선고를 이틀 앞두고 사법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촛불집회에 일반 시민들의 참여율을 높이고자 ‘파란(민주당 상징색) 옷을 입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당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집회 현장에서는 파란 옷을 입은 집회 참석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시위대는 오후 6시 40분 즈음 광화문에서 명동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표도 행진 방향을 따라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집회의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시위대는 오후 8시 즈음 명동역 앞에서 “다음 주 토요일 6시에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해산했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이 대표 측 모두 항소한 상태다. 오는 25일엔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기일이 예정돼 있다.
신혜연, 박종서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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