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상생 보따리 내놓으라니… 금융권, ‘호실적’ 악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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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상생금융 시즌2'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역대급 이자 이익을 거둔 은행권은 물론, 호실적을 거둔 2금융권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역대급 실적으로 마무리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순이익을 이용한 상생금융 재원 마련 압박은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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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상생금융 시즌2’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역대급 이자 이익을 거둔 은행권은 물론, 호실적을 거둔 2금융권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올해 경영 성과가 무색해질 수 있는 데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상충한다는 점에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6조580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5조6559억원)보다 5.9% 늘어난 역대 최고 실적이다. 3분기 누적 이자 이익만 37조6161억원에 달했다. 올해 연간 이자 이익은 5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면서 ‘이자 장사’ 논란도 커지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수익성이 악화하지만 전체 대출 규모가 늘면서 이자 수익을 견인했다. 여기에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리면서 이자 수익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상생금융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자 수익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자발적으로 지속 가능한 상생금융을 해보자는 금융 당국의 뉘앙스는 있었기에 예상한 부분”이라며 “은행 입장에선 옆구리를 치면 뭐라도 뱉어낼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로운 상생금융 방안은 자영업자 등의 채무부담을 더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 당국은 은행권과 자영업자·소상공인 금융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실무 협의를 시작했다.
카드 증권 보험업권 등 2금융권에서도 은행권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생금융이 다른 업권으로도 번질 수 있어 호실적을 낸 금융사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대급 실적으로 마무리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순이익을 이용한 상생금융 재원 마련 압박은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금융 당국 주도의 상생금융이 밸류업 기조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순이익을 민생금융 재원으로 내놓으면 그만큼 주주 배당금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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