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4명 중 1명은 20대... 판사의 말, 원희룡의 말

이정환 2024. 11. 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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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초 경제뉴스] 지원위 의결 건수만 6402건... "출발선에서 망연자실 울고 있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사 주요 내용은 1분 30초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와 함께하는 오늘의 경제뉴스 다섯 가지. <편집자말>

[이정환 기자]

▲ 눈물 보이는 전세사기 피해자 2024년 2월 28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오늘(22일), 국토교통부가 그동안 '전세사기피해자지원위원회(아래 위원회)'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로 의결된 경우가 2만 4668건이라고 밝혔습니다.

11월 세 차례 열린 위원회 심의 결과 938건이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추가 결정됐다는 내용을 알리면서, '전세사기 피해자 등 결정현황'을 함께 공개한 것인데요. 2만 4668건, 그 현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위원회가 발족한 것이 2023년 6월 1일입니다. 같은 날 시행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곳으로 위원회에는 법조인, 그리고 교수·법무사·세무사·공인중개사 등 주택임대차 전문가와 기획재정부·법무부·행정안전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공무원으로 구성됩니다.

이들의 심사를 거쳐 인정된 경우만 2만 4668건이란 것입니다. 위원회가 출범한 지 17개월이 넘었으니 매월 발생하는 전세사기 피해가 최소 1451건이란 해석이 가능합니다. 전세사기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수치입니다.

피해 규모 또한 그러합니다. 국토부가 공개한 임차보증금 현황을 보면 1억 원 이하인 경우가 1만 421건(42.25%), 1억 원 초과 2억 원 이하는 1만 183건(41.28%)으로 전체의 83.53%를 차지합니다. 피해 보증금을 1억 원으로만 산정해도 피해 규모가 최소 2조 4668억 원이 넘습니다.

더욱 안타까웠던 점은 이제 막 '경쟁 사회'에 들어선 20대 피해자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30세 이상 40세 미만인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요. 1만 1937건(48.4%)으로 전체 피해건수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그런데, 20세 이상 30세 미만인 경우도 6402건으로 전체 피해건수 중 25.9%였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4명 중 1명은 20대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180억 원대 부산 집단 전세사기 사건 공판 과정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1심 공판에서 검찰 구형보다 더 엄한 징역 15년 형을 가해자에게 선고했던 박주영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는 양형 이유에서 "이 사건이 안타까운 점은, 피해자들 대부분이 20대와 30대의 사회 초년생들이라는 점"이라며 이렇게 전했습니다.

"피고인이 편취한 전세보증금 중에는, 그 누구보다 근면하고 착한 젊은이들이, 생애 처음 받아 보는 거액의 은행대출금과, 주택청약부금과, 적금과, 쥐꼬리만 한 급여에서 떼어 낸 월급의 일부와, 커피 값과 외식비같이 자잘한 욕망을 꾹꾹 참으며 한 푼 두 푼 모은 비상금과, 그들의 부모가 없는 살림에도 자식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기원하며 흔쾌히 보태준 쌈짓돈이,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다.

이들에게 이 돈은 그저 장사 밑천이거나 금리 몇 퍼센트의 수익을 올리는 종잣돈이 아니라, 자신들이 설계한 빛나는 인생의 목표 지점으로 나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여비와 같은 돈이다. 피해자들은 이 돈을 잃음으로써, 희망찬 인생의 출발선에서 뛰쳐나가 보지도 못한 채 망연자실 주저앉아 울고 있다."

그렇게 '망연자실 주저앉아 울고 있는' 20대 청년이 국토부 공개현황만으로도 6402명에 이릅니다. 전세사기 원인이 여럿 꼽히고 있지만 그 핵심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불평등한 계약 시스템입니다. 사회적 약점이죠. 사회적 약점에 더 취약한 것은 경제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더 약한 젊은 세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기 피해는 평등하다"며 한사코 이렇게 강조했던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도 떠오릅니다.

맹성규 : "그래서 제가 왜 사회적인 재난일 수밖에 없느냐 하는 것을 말씀드린 거예요."
원희룡 : "사회적 재난이라는 것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 2023년 4월 28일 국회 교통위 전체회의
 국토교통부가 22일 공개한 '전세사기피해자 등 결정 현황'
ⓒ 국토교통부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골라 본 그 외 오늘의 경제뉴스.

LG생활건강이 향후 3년 동안 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전량 소각 계획을 밝혔습니다. 또한 내년부터는 주주 지급 배당 성향을 현재 20% 중후반 수준에서 3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도 했습니다. 22일 공시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입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가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관련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교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조 행장 연임이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이 임기 후반 양극화 해소 재정 투입을 늘리겠다는 원칙을 밝혔습니다. 또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포함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배제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그 시기는 미정입니다. 대통령실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추경 편성시기가 내년 초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했고, 기획재정부도 "내년 추경 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올해 세수 펑크가 최대 60조 원에 이른다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온 상황입니다. 추경을 하지 않으면서도 '양극화 해소 재정'이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와중에, '홈런볼'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 오늘 전해졌네요. 해태제과는 원재료 가격 급등 등을 이유로 초콜릿 비중이 높은 홈런볼, 자유시간 등 10개 제품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평균 8.59% 인상한다고 합니다. 2023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통계 정보에 따르면 홈런볼은 비스킷 분야에서 매출액 1위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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