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 주역' 이주아, 12억 투자한 보람 있네

양형석 2024. 11. 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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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1일 현대건설전 블로킹 4개 포함 10득점, 기업은행 5연승 질주

[양형석 기자]

기업은행이 적지에서 현대건설의 8연승 도전을 저지하며 5연승을 내달렸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21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27-25,25-13,15-25,15-13)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게 1승5패로 절대 열세에 있었고 1라운드에서도 홈에서 1-3으로 패했던 기업은행은 현대건설을 상대로 귀중한 승점 2점을 따내며 상위권 경쟁에 뛰어 들었다(7승2패).

기업은행은 득점1위 빅토리아 댄착이 서브득점 3개와 함께 45.31%의 성공률로 32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육서영이 13득점, 미들블로커 최정민과 '캡틴' 황민경도 나란히 8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12억 원을 주고 영입한 미들블로커 이주아는 이날 기업은행이 기록한 6개의 블로킹 중 4개를 책임지면서 기업은행의 풀세트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이적 후 팀 우승 이끈 미들블로커들
 이주아는 지난 4월 6시즌 동안 몸 담았던 흥국생명을 떠나 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 IBK기업은행 알토스
사실 미들블로커는 자신의 서브 차례를 제외하면 후위에서 리베로와 교체되는 포지션이다.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공격을 책임지는 아포짓 스파이거나 서브 리시브에 참여하는 아웃사이드히터에 비해 코트에 나와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뜻이다. 하지만 배구에서 미들블로커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 어떤 포지션보다 작지 않다. 특히 좋은 미들블로커 영입은 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퍼즐'이 될 때가 많다.

2011-2012 시즌 KGC 인삼공사(현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의 3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끌고 은퇴했던 김세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코치)은 2014년 인삼공사 시절 동료였던 한유미(KBS N 스포츠 해설위원)와 함께 현대건설에 입단하며 현역 복귀했다. 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김수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영입이었다. 그리고 김세영은 현대건설에서 양효진과 함께 '190cm 트윈타워'를 결성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김세영으로 구성된 트윈타워가 활약한 네 시즌 동안 한 번도 팀 블로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5-2016 시즌 현대건설의 두 번째 챔프전 우승 주역으로 활약한 김세영은 2018년 FA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고 이적 첫 시즌 흥국생명의 통합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그렇게 김세영은 3개 팀을 옮겨 다니며 무려 5개의 챔피언 반지를 수집했고 2021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쌍소자매' 이소영(기업은행)과 강소휘(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를 보유하고도 상대적으로 중앙이 약했던 GS칼텍스 KIXX는 2019년 트레이드를 통해 한수지를 영입하면서 전력을 완성했다. 세터에서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한수지는 GS칼텍스로 이적하자마자 팀의 핵심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았고 GS칼텍스는 한수지 합류 후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20-2021 시즌 여자부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했다.

2014년 정대영을 영입하고도 챔프전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던 도로공사는 2016년 FA시장에서 GS칼텍스에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던 미들블로커 배유나를 영입했다. 도로공사는 배유나 영입 첫 시즌 최하위로 추락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박정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 이바나 네소비치까지 가세한 2017-2018 시즌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배유나는 현재까지 도로공사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고 있다.

팀 적응 마치고 기업은행 5연승 주역으로
 이주아는 이적 후 점점 기업은행에 적응하면서 팀의 5연승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2018-2019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이주아는 루키 시즌부터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흥국생명에서 활약한 6시즌 동안 4번이나 챔프전을 경험했다. 물론 이주아가 또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챔프전을 경험할 수 있었던 비결은 김연경 같은 쟁쟁한 동료들 덕분이었다. 이주아 역시 시즌을 치를수록 성장을 거듭하며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프로 데뷔 첫 FA자격을 얻은 이주아는 입단 동기 박은진(정관장)과 함께 FA시장에서 미들블로커 최대어로 꼽혔다. 흥국생명은 1년 전 김수지를 영입하고 김연경과의 재계약에 힘을 쏟느라 이주아 잔류를 위해 거액을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결국 이주아는 지난 4월 3년 총액 12억 원의 좋은 조건에 아웃사이드히터 이소영과 함께 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기업은행에서 지난 시즌 블로킹 여왕 최정민과 함께 2000년대생으로 구성된 미들블로커 듀오를 결성한 이주아는 1라운드 6경기에서 블로킹 12위(세트당 0.42개)와 속공 9위(32.35%),이동공격 2위(55.56%)를 기록했다. 장기인 이동공격이 살아났다는 점과 기업은행이 1라운드에서 4승2패로 3위에 오른 점은 고무적이지만 4억 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미들블로커로서 이주아의 활약은 만족하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이주아는 2라운드 3경기에서 블로킹 7위(세트당 0.67개)와 속공 4위(50%)를 기록하면서 기업은행의 5연승 행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21일 현대건설전에서는 4개의 블로킹과 함께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12개의 유효블로킹(우리 편 공격으로 연결되는 블로킹)을 기록했다. 이날 기업은행의 미들블로커 듀오는 18득점을 합작하며 현대건설의 양효진-이다현 듀오(22득점)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아직 3년 총액 21억 원을 투자해 영입한 이소영이 본격적으로 경기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지만 대체선수 육서영이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미들블로커 이주아가 투자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활약을 통해 기업은행의 상승세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 같은 활약이 이어진다면 기업은행은 이주아에게 투자한 거액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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