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예금, 냉랭한 적금이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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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의 적금에서 올해 들어서만 7조원에 달하는 돈이 빠져나간 반면, 예금에는 90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목돈을 모으기 위한 상품인 적금과 이미 목돈을 들고 있는 이들이 활용하는 예금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위기"라며 "치솟는 집값이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키우는 가운데, 미래 세대가 위험 자산에 대한 의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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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엔 90조 넘는 '뭉칫돈'
'고금리 막차' 수요도 실종
치솟는 물가와 격차 '허탈'
국내 5대 은행의 적금에서 올해 들어서만 7조원에 달하는 돈이 빠져나간 반면, 예금에는 90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고금리가 꺾일 것이란 관측에 예금에는 막차를 타려는 이들이 몰렸지만, 적금은 이런 효과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적금으로 돈을 모아서는 도저히 치솟는 물가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허탈함이 은행 창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고객들로부터 맡고 있는 적금 잔액은 총 38조917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1%(6조9456억원) 줄었다.
반대로 예금에는 더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 적금과 예금 모두 은행의 핵심 수신 상품이지만, 흐름은 정 반대란 얘기다. 조사 대상 은행들이 확보하고 있는 예금 잔액은 총 942조13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0.9%(92조7176억원) 늘었다.
적금과 예금 모두 올해 들어 금리가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음에도 이처럼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권의 정기적금 금리는 3.45%로 지난해 12월보다 0.10%포인트(p) 낮아졌다. 같은 기간 은행권 정기예금 이자율 역시 3.41%로 0.42%p나 떨어졌다.
그럼에도 예금에 자금이 밀려드는 배경에는 금리에 대한 전망이 담겨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금리가 이제는 떨어질 걸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예금에 돈을 맡겨두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은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를 최근까지 유지해 왔다.
실제로 한은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예금을 둘러싼 수요도 점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0.25%p 내렸다. 이로써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는 3년 2개월 만에 비로소 종지부를 찍었다.
다만 적금에서만큼은 예금과 같은 막차 수요조차 전혀 관측되지 않은 셈이다. 결국 금리 추이와 관계 없이 적금 수요 자체가 크게 위축돼 있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이른바 내 집 마련 적금처럼, 아직 별다른 자산이 없는 사회 초년생들이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적금을 이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적금 이자만으로는 의미 있는 돈을 만들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청년들이 주식과 가상자산 등으로 반짝 고수익을 경험하면서 꾸준한 투자가 더욱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목돈을 모으기 위한 상품인 적금과 이미 목돈을 들고 있는 이들이 활용하는 예금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위기"라며 "치솟는 집값이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키우는 가운데, 미래 세대가 위험 자산에 대한 의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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