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은 왜 월즈에서 강할까?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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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은 월즈의 사나이다.
"상대에 맞춰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다. 이번 월즈는 순간적인 운영 변수, 교전 집중력이 중요했다. 기본기에 집중하려고 했다. BLG는 초반에 부진했지만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팀일수록 기세가 좋을 거로 보고 기세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BLG전도 준결승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거로 전망했는데 꽤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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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은 월즈의 사나이다. 그의 소속팀 T1은 이달 3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중국 비리비리 게이밍(BLG)을 3대 2로 꺾었다. 본인의 활약으로 이뤄낸 통산 5번째 월즈 우승, 전인미답의 기록을 1년 만에 새롭게 고쳐 썼다.
그는 왜 월즈에서 유독 강할까. 타고난 강심장 덕분일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쉬지 않고 가상의 전쟁터를 누비면서 터득한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을까? 어쩌면 그만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무언가가 있지도 모르겠다. 20일 2024 외교부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 행사장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그를 만났다. 올해 월즈 우승의 소회와 함께 그만의 월즈 선전 비결도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월즈만 참가하면 경기력이 점점 우상향한다. 본인 스스로도 이유를 생각해봤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월즈의 중요도를 높게 보고 그때에 맞춰서 잘 준비하는 점이 있다. 월즈가 큰 무대여서 상대팀 선수들이 긴장하는 점도 있다. 사실 이번 월즈에서 결과가 좋았지만 나의 퍼포먼스는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운도 따랐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준비란.
“올해를 놓고 보면 세팅을 예로 들 수 있다. 팀적으로 본다면, 사실 나는 단기적으로 대회만 보고 준비하는 것과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가장 승률이 높은 픽과 운영을 준비하고 선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것은 좋지 않다. 그런 데서 오는 차이도 있을 것이다. 월즈는 빠르게 방향성을 잡고 플레이와 픽을 정해야 한다.”
-올해는 기량이 월즈 때 최고에 다다르도록 관리해왔다고.
“가령 수험생활에 빗댄다면…시험이 한 달 남았을 때는 기출 문제를 풀거나 하지 않나.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는 그간 공부했던 것들을 정리하고, 다시 보고, 외우는 데 집중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준비의 방향성이 다르지 않나 싶다. 나는 공부를 많이 한 편이 아니어서 비유가 적절할지는 모르겠다. ”
-월즈는 긴 호흡으로 열리는 대회다. 언제쯤 T1의 우승을 직감했는지.
“월즈를 치르는 내내 우승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우리가 이번 월즈에서 준비 과정과 경기력이 좋지는 않았다. 우승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여러모로 운도 따랐다. 준결승전도, 결승전도 상대가 굉장히 강했다.”
- 준결승에서 상대 전적이 좋지 않던 젠지를, 결승에서 중국의 강호 BLG를 만났다.
“상대에 맞춰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다. 이번 월즈는 순간적인 운영 변수, 교전 집중력이 중요했다. 기본기에 집중하려고 했다. BLG는 초반에 부진했지만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팀일수록 기세가 좋을 거로 보고 기세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BLG전도 준결승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거로 전망했는데 꽤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중요한 결승전 1세트에서 완패했다. 어떻게 마음을 다잡았나.
“지난 경기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연습에서 대승과 대패가 많아서 개의치 않았다.”
-마지막 세트에 갈리오로 라바돈의 죽음 모자를 구매한 판단이 화제가 됐다.
“내가 봤을 때는 그 아이템(라바돈)을 사는 게 가장 이길 확률이 높고 변수는 적었다.”
-조금만 더 자세히 얘기해준다면.
“일부분만 말씀드리자면…우리 팀의 조합을 봤을 때 자야는 딜이 충분했고 나머지 챔피언들은 딜이 조금씩 나왔다. 상대는 아리를 필두로 한 조합이었다.…상대의 순간적인 딜이 그렇게 세지 않았다. 내가 딜템(대미지를 높여주는 아이템)을 샀을 때 우리 팀에서 누군가 하나가 잡히더라도 대패하는 변수가 발생할 확률은 적다고 생각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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