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80년 역사상 중대한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
[윤종은 기자]
▲ 2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쟁, 다극화 그리고 한반도' 를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움이 열렸다. 이인영, 이용선, 민병덕, 박희승, 부승찬(더불어민주당), 김준형(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이 공동주최 하고 (사)다극화포럼과 외교광장이 주관했다. 좌는 윤석인 희망제작소 이사장, 우는 이해영 다극화포럼 이사장 |
ⓒ 윤종은 |
20일 오후 1시반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전쟁, 다극화 그리고 한반도' 를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움이 열렸다. 이인영, 이용선, 민병덕, 박희승, 부승찬(더불어민주당), 김준형(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고 (사)다극화포럼과 외교광장이 주관했다.
최근 가짜 뉴스들과 혼재되어 전파되고 있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설과 한국군 살상무기 등 우크라이나 지원 검토 논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 급증,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세계 정세가 격변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처럼 많은 상황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전쟁 상황 등을 냉철히 분석하고 동아시아와 한반도 전쟁의 위기를 완화시키고 기회로 활용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심도있게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심포지움은 윤석인 희망제작소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이해영 교수(다극화포럼 이사장)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 북한군 파병을 중심으로' 주제발표와 김평호 교수(시민언론 민들레)의 지정토론, 남기정 교수(외교광장 사무총장)의 '다극화 세계전략으로서 일본의 더블바인드 외교' 발제와 이대훈 박사(피피모모 평화연구소 소장)의 지정토론, 원동욱 교수(외교광장 부이사장)의 '중국의 다극화 전략 : 글로벌사우스를 중심으로' 발제와 최경희 교수(서울대 아시아연구소)의 지정토론이 있었다.
이어서 송종운 박사(정책연구소 민본 소장)의 '달러지배체제의 폭력성과 브릭스화폐 동맹' 발제와 유승경 박사(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지정토론, 손종목 통일시대연구원 부원장의 '트럼프2.0과 한반도' 발제와 오세제 박사(서강대 현대사회연구소)의 지정토론 순으로 진행되어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정세를 분석했다.
최근 바이든 정부의 임기 말에 격렬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 파병설과 관련, 이해영 교수는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에서 '첩보'로 시작돼 미국 정부와 우리 국정원을 거쳐 '정보'로 바뀌고 대부분의 언론을 통해 '사실'로 전파, 확산되어 가는 양상이다"고 지적했다. 가짜 북한군의 위조된 당원증이나 쿠르스크에 특수부대원으로 파견됐다는 '이정재'의 신분증이 그 사례이다.
▲ 국회의원회관에서 '전쟁, 다극화 그리고 한반도' 를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움이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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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총선을 통해 탄생한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내각에 대해 일본 전문가인 남기정 교수는 "자민당 내 비주류인 '보수 리버럴' 색채를 띄며 '가치'보다는 '이익'의 체계에서 중, 러,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와도 우호 관계를 갖는 '더블바인드' 외교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교류와 대화를 주장하는 무토 아키라의 주러 대사 임명, 6자회담 수석대표의 주중대사 임명, 북일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 천명이 그 사례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2기 시대에 대비하여 트럼프 1기에 일본 NSC 심의관이었던 야마다의 주미대사 임명은 아베 시절 친미우익 동맹파들의 퇴장과 새로운 '트럼프-이시바' 시대를 알리며 북일, 북미 국교 정상화 시 동아시아에서의 다극화 추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다'고 예견했다. 이대훈 박사도 "동아시아에서 협박과 군비경쟁 대신, 대화와 분쟁 예방 및 신뢰구축 조치를 추구하는 공동안보 외교가 필요할 때다"고 덧붙였다.
원동욱 교수는 글로벌사우스를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변화와 중국의 전략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대중 압박과 견제가 강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충돌 회피 전략을 전개하면서도 새로운 집체역량으로서 거듭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을 담론과 실천 양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고 있다. 향후 브릭스(BRICS)를 협력 플랫폼으로 삼아 글로벌사우스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면서 '글로벌 사우스 정상포럼'이라는 새로운 협력기제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최경희 교수는 이에 대해 "'다극화 국제질서'를 상정한다면, 중국 또는 러시아가 제안하는 다극화 국제질서 담론뿐만 아니라 아세안지역 공동체, 이슬람 세계, 아프리카 세계가 제안하는 지역 또는 국제질서 담론이 수용될 때 진정한 다극화모델이 논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릭스 중심 다극화 국제질서 전개
송종운 박사는 달러지배체제의 폭력성과 브릭스화폐동맹에 대해 "국제 무역에서 달러가 결제통화로 활용되는 비율은 80% , 외환거래에서는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건재하다.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처음 등장한 브릭스화폐동맹은 달러지배체제의 무능과 폭력성을 이유로 구상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진정으로 인정받으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주도국의 호혜성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1948년 승인된 '아바나 헌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측에서 러시아로 발사한 미사일 |
ⓒ 다극화 포럼 |
손정목 부원장은 미국 예외주의의 종식을 알리는 트럼프 2기의 핵심 정책에 대해 트럼프가 '내부의 적'이라고 규정한 소위 '딥 스테이트'를 해체하고 보호주의와 중국과의 정치, 경제적 대결을 통해 미국의 정치, 경제, 군사력을 재건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연방정부의 구조조정, 전쟁 중단, 반중 대결 정책, 보호무역주의, 미국 산업 부흥에 불리한 국제기구나 협약 탈퇴, 동맹국 자본 및 산업생산 능력의 미국 이전, 국경 통제 강화와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이다.
(*딥 스테이트 : '선출되지 않은 권력집단'으로서 흔히 연방 정부 내 오랜 기간 또아리를 틀고 앉아 군산복합체의 이해를 대변해온 관료집단을 가리키나 그 진정한 실체는 미국의 일극패권 유지에 사활적 이해를 가진 군수, 금융자본 세력을 지칭함)
그는 "딥 스테이트 해체와 관련 이른바 '맨해튼 프로젝트'로 미 연방정부를 구조조정하고 예산 감축을 실현하여 관료주의를 혁파하겠다는 정책인데 트럼프는 이 임무를 정부효율부를 신설하여 사업가인 일론 머스크에게 맡겼다. 이 개혁조치를 건국 250주년이 되는 2026년 7월 4일까지 마무리할 것이며 미국 정치의 주류로 사회 전 분야에 대해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존 지배세력과 명운을 건 대결이 되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맨해튼 프로젝트가 미국 내부에서 딥 스테이트를 해체내지 약화 시키는 정책이라면 전쟁 중단은 외부에서 딥 스테이트의 기반을 해체하고 자금줄을 끊는 결정적 정책이다. 젤린스키에 대한 자금과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특사를 임명해 러-우전 종전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다. 가자 전쟁을 비롯한 레바논, 이란과의 전쟁 중단은 훨씬 복잡하여 네타냐후 정권을 교체하고 평화협상의 여건을 조성하거나 유엔안보리의 즉각 휴전 결의안을 인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았다.
비핵화 요구 철회와 평화협정, 수교협상 예상
이어 "트럼프 2기 정책에서 가장 관심 가는 정책인 한반도 정책은 북한과 대화하려면 최소한 선제적으로 북에 대한 비핵화 요구 철회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핵 군축을 위한 평화협정과 수교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일본도 최근 납치 문제 해결을 전제로 하지 않는 북일 연락사무소 개설을 북과 미국에 제기하여 한반도가 80년 역사상 가장 중대한 전환적 국면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오세제 박사는 이와 관련 "우리 정부가 핵전쟁 반대와 미북 군축협상을 공식적으로 천명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견지하면서 북한과 충돌과 갈등만 유발하는 현재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이 끝난 후 이용선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다가올 트럼프 2기는 대한민국의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가치외교' 대신 트럼프 신정부의 '미국우선주의'에 맞춰 우리도 실리외교로 전환하고 '하노이 노딜' 이후 단절된 북미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민병덕 국회의원은 "다극화 시대는 기존의 단극적 세계 질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 국제 사회에서 강대국의 경쟁과 갈등 속에서 협력과 조화를 이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한반도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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