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경한 중국 압박의 최대 변수는 ‘친중’ 머스크
포린폴리시 “머스크, 중국 정책의 가장 큰 와일드 카드”
머스크, 제2의 키신저 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이 외교·안보 라인에 대(對) 중국 초강경파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면서 중국 견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매파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트럼프가 실제 취임 뒤에는 온건하고 실용적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측근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 중국과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참모들이 적지 않은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의 대결에 관심이 많은 보좌진 팀을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 등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고문들도 있다”며 “트럼프가 무역에 대해 좀 더 온건한 접근을 고려할 수 있다는 징후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60%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왔다. 트럼프는 당선 뒤 인선에서도 국무장관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강경파들을 지명했다. 두 후보자 모두 중국에 대해 적대적 견해를 밝혀왔다. 이들은 군사 분야뿐 아니라 무역, 기술, 인권, 대만 보호 등 안보와 경제 문제 전반에서 중국 견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왈츠는 지난해 한 행사에서 중국을 ‘중국 공산당’이라 부르며 미국과 중국이 ‘냉전’에 돌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루비오도 중국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트럼프의 또 다른 측근으로 대중국 관세 전략을 설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도 중국과의 관계를 과감히 단절하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기울어져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측근 중 사업가 출신 인사들은 중국 견제에 동의하면서도 미묘한 입장차를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머스크는 전기차 사업으로 중국과 밀접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 머스크의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대규모 전기차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 전체 매출액 가운데 중국 내 매출이 22.5%를 차지한다. 머스크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반대해왔다.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지난 18일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머스크의 사업적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머스크가 중국과 새로운 무역 전쟁을 벌이려는 트럼프의 계획을 철회할지에 대해서도 추측하고 있다”며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정책과 관련해 가장 큰 와일드카드”라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스스로 자신을 ‘친중(pro china)’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축하하기도 했고 중국 영주권 제안을 받은 적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3일 “트럼프와 머스크의 긴밀한 관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좋은 징조”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1971년 미·중 관계를 정상화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상무장관에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보편적 관세보다는 ‘표적 관세’를 선호하며 중국과도 ‘거래’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NYT는 “트럼프도 중국에 대해서는 이념보다는 거래에 더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는 1기 재임 시절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해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 조치를 내렸다가 시진핑 주석의 요청을 받고 이를 해제한 바 있다.
다만 머스크의 친중 행보가 결국 트럼프와의 결별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뉴스위크는 최근 “머스크와 중국의 관계는 트럼프와의 관계와 내각에서의 입지를 해칠 수 있다”며 “머스크가 중국에 대한 강경한 경제 정책에 반대하기 때문에 트럼프와 결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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