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두산-KIA 'FA 보상 선수'의 공통점
[양형석 기자]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5일 동안 6명의 선수가 계약을 하면서 활발하게 돌아갔던 2025 시즌 FA시장은 LG 트윈스와 4년 총액52억 원에 계약한 투수 장현식을 끝으로 일주일째 소강상태에 접어 들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마무리 김원중과 4년 총액 54억, 셋업맨 구승민과 2+2년 최대21억 원에 재계약했을 뿐 우완 선발 최원태와 전천후 사이드암 임기영 등은 아직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계약 소식이 없었던 지난 일주일 동안에도 FA시장이 조용했던 것은 아니다. kt 위즈가 유격수 심우준에 대한 보상선수로 우완 한승주를 지명했고 선발투수 엄상백에 대한 보상선수로는 외야수 장진혁을 선택했다. 허경민을 kt에 내준 두산 베어스는 투수 김영현을 보상 선수로 지명했고 장현식이 LG로 떠난 KIA 타이거즈는 1차지명 출신 우완 유망주 강효종을 보상선수로 데려왔다.
▲ FA 내야수 심우준의 보상선수로 지명된 우완 한승주는 곧바로 상무에 입대해 병역의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
ⓒ kt 위즈 |
FA 도입 초기만 해도 FA보상선수는 박충식과 김상엽, 최익성, 조규제처럼 당장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을 뽑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이 이적 후 좋은 성적을 올리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자 각 구단들은 미래를 대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들을 지명하는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끔은 군입대가 예정된 선수를 과감하게 보상 선수로 지명하는 구단도 있었다.
2011년 넥센 히어로즈 입단 후 루키 시즌을 보낸 좌완 윤지웅은 2011년 겨울 경찰 야구단 입대를 앞두고 FA로 히어로즈에 복귀한 이택근에 대한 보상선수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보상선수 지명 당시 LG는 당장 써먹지도 못할 입대 예정선수를 지명했다며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LG에 복귀한 윤지웅은 2015년 12홀드, 2016년 11홀드를 기록하면서 LG불펜에서 쏠쏠하게 활약했다.
입대를 앞둔 보상 선수를 지명해 가장 성공을 거둔 구단은 사이드암 유망주였던 임기영을 지명했던 KIA였다. 2014 시즌이 끝나고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한화는 SK 와이번스 왕조 시절 우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FA투수 송은범(삼성 라이온즈)을 영입했다. 그리고 KIA는 송은범에 대한 보상 선수로 2012년 한화에 입단해 3년 동안 1군에서 단 2승 밖에 올리지 못한 사이드암 유망주 임기영을 지명했다.
당시 임기영은 2014 시즌이 끝난 후 상무 입대가 예정돼 있었지만 KIA는 임기영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2016년 가을 KIA로 복귀한 임기영은 2017년 KIA의 4선발로 활약하며 2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8승6패 평균자책점 3.65의 뛰어난 성적으로 타이거즈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임기영은 작년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16홀드와 함께 2.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22년 겨울 한현희가 롯데로 떠난 키움은 한현희의 보상 선수로 프로 통산 32경기에 등판해 1승1홀드9.51이 전부였던 강속구 사이드암 이강준을 데려왔다. 이강준은 작년 5월 상무에 입대하면서 실전에 투입되지도 못했지만 상무 입대 후 약점으로 지적되던 제구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올해 상무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이강준은 프리미어12 예비 명단에 포함되는 등 최근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보상 선수 3인은 상무에서 성장해 돌아올까
부산고의 에이스였던 한승주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2라운드 전체18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SSG랜더스의 주전 외야수 최지훈과 롯데의 돌격대장 황성빈보다 높은 순번에 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높은 잠재력을 인정 받은 유망주 출신이다. 한승주는 루키 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4년 차 시즌이었던 작년 47경기에 등판해 70.2이닝을 소화하며 1승4패2홀드3.95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그렇게 한화 불펜의 미래로 순조롭게 성장하던 한승주는 올해 18경기에서 2패11.45로 부진했고 병역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지원해 합격했다. 하지만 한승주는 입대를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심우준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kt로 이적하게 됐다. kt로서는 당장의 전력 보강보다는 미래를 대비한 지명으로 군복무를 마친 2026년 6월 한승주가 한층 성장한 기량으로 팀에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의 유망주 한승주를 보상 선수로 영입한 kt는 자신들이 데리고 있던 유망주 김영현을 보상 선수로 두산에 내줬다. 김영현은 2021년 kt 입단 후 1군에서 39경기에 등판해 1승1홀드 5.36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무리 김택연을 비롯해 최지강,정철원, 최준호, 김유성, 김동주 등 젊은 우완 투수가 비교적 많은 두산에서는 김영현의 입대를 미루지 않고 병역 의무를 먼저 해결하게 하는 쪽을 선택했다.
KIA가 FA 장현식의 보상선수로 지명한 강효종은 2021년 LG가 1차 지명으로 선택했던 유망주 출신이다. 올해는 1군에서 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LG의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해 시즌 첫 경기에서 선발승을 따내기도 했다. KIA는 내년 시즌 LG로 이적한 장현식의 공백을 메워야 하지만 아직 무르익지 못한 유망주를 상무에 입대시켜 퓨처스리그에서 충분한 실전 경험을 쌓도록 했다.
Kt와 두산, KIA의 FA 보상 선수 3명이 모두 오는 12월 2일 상무에 입대하면서 내년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는 FA보상선수는 한화에서 kt로 이적한 외야수 장진혁 뿐이다. 같은 날 군에 입대하는 보상 선수 3인방이 상무에서 얼마나 성장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보상 선수 3명의 새 소속팀을 응원하는 팬들은 이들이 군대에서 성장해 전역 후 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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