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한남 4구역 수주…삼성물산 vs 현대건설 15년만 경쟁 ‘활활’
조유정 2024. 11. 21. 06:03
한남뉴타운 중 가장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한남4구역 수주를 놓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맞대결이 성사됐다. 시공능력평가 1‧2위 시공사들이 15년 만에 경쟁에 나서 승자가 주목된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이 최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응찰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에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공공임대와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약 810여 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조합은 2025년 1월18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해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각각 최초 특허 디자인과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잡는 등 강점을 내세웠다.
먼저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단지명으로 제시했다.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은 ‘널리 빛나고 번영한다‘는 의미와 한강‧남산 사이 한남의 헤리티지를 담은 뜻이다. 단지 설계는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해 층별로 회전한 듯한 나선형 구조와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적용했다. 한강변 전면 배치된 4개 동에 ‘O자’, ‘X자’, ‘L자’ 등 독특한 형태의 디자인을 적용해 한강 조망권을 확보했다. 해당 디자인은 정비 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했다.
특히 서울시청 광장 6배에 달하는 1만2000여평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을 제안했다. 기존 공동주택 대비 2배 이상 규모로 100여개의 다양한 시설을 품은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스포츠, 문화 생활, 다목적 체육관, 카페 등 시설과 스카이 커뮤니티를 통해 한강‧남산‧용산공원 360도 어라운드뷰의 조망을 만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THE H HANGANG)’을 제안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에 서울의 상징인 ‘한강’을 더해 한남뉴타운을 넘어 한강의 중심이 되는 랜드마크를 완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자하 하디드(Zaha Hadid)와 함께 조감도를 선보였다. 자하 하디드는 2004년 여성 최초로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커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 공동주택 최초의 협업이다.
현대건설은 자하 하디드 디자인 철학을 담아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하기 위해 곡선형 알루미눔 패널 8만8000장을 제안했다.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은 직선형 커튼월룩과 달리 독창적인 외관이 가능하다. 현대건설은 이를 통해 주변 단지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한강변의 랜드마크 디자인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앞서 수주한 한남3구역의 ‘디에이치 한남’과 연계해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은 15년 만에 성사됐다. 앞서 2009년 부천 도당 1-1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경쟁해으며 당시 현대건설이 승리했다. 서울에서는 2007년 동작구 정금마을이 마지막 경쟁이다. 해당 수주전도 현대건설이 수주하며 ‘이수 힐스테이트’가 들어섰다. 두 회사는 한남4구역에 이어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수주를 위해 총력을 가할 계획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한남4구역이 한남뉴타운을 대표할 수 있는 단지가 될 수 있도록 심도 깊은 고민했다”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완벽하고 차별화된 제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주거 트렌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공동주택 사상 최초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해 곡선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설계를 제안했다”며 “한강의 곡선과 남산의 자연미, 넓게 펼쳐진 공원 등을 조화롭게 담아내며 한강변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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