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에서 온 김연경의 조력자 투트쿠 "케밥 같이 먹으러 가요"
흥국생명이 김연경과 투트쿠 부르주(25) 콤비를 앞세워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코트에서도, 밖에서도 서로 돕는 사이다.
흥국생명은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6, 25-22, 25-22)으로 이겼다. 개막 8연승. 승점 23점이 된 흥국생명은 현대건설(7승 1패·승점 20)과 격차를 만들면서 단독 1위를 유지했다.
수훈갑은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1세트 막판까지 1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세트 막바지 2개의 공격을 연이어 성공시켜 승리를 이끌었다. 2세트부터는 본격적으로 득점을 쌓아올렸다. 상대가 바짝 붙으면 페인트를 넣고, 블로킹이 높으면 쳐내기 공격을 하는 등 노련함이 빛났다. 공격성공률은 무려 56.67%.
20점을 올린 김연경의 옆엔 투트쿠가 있었다. 지난 시즌엔 김연경이 후위에 있을 때 흥국생명의 공격력이 떨어졌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투트쿠는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오픈 공격 성공률(16.67%)은 저조했지만, 후위공격 6개(40.0%)를 꽂아넣었다.
경기 뒤 만난 김연경은 "팀원들끼리 지고 이기고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기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오늘은 상대팀에서 (부상으로)메가가 안 나와서 당황했다. 우왕좌왕했지만, 잘 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투트쿠는 "모든 경기에서 (기량을)증명하려고 한다. 승패는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 한다. 메가가 뛰지 않았는데 최대한 빨리 적응을 하고, 대비를 하려고 했다. 상황에 맞춰서 플레이했는데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투트쿠는 트라이아웃에서 6순위로 뽑혔다. 늦은 순번이었지만, 튀르키예 리그에서 그가 뛰는 모습을 본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과감하게 선택했다. 득점 3위, 공격성공률 7위, 후위공격 4위. 압도적이진 않지만 외인 때문에 머리 아팠던 흥국생명으로선 단비 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튀르키예 출신인 투트쿠는 김연경이 뛰었던 페네르바체 소속으로 뛴 적이 있다. 그는 한국행이 결정된 뒤 "김연경은 어릴 적 우상이었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이제는 동료로서 어떤 기분을 묻자 "코트에서 같이 뛰는 걸 즐기고 있다. 김연경에게서 많이 배우고 있다. 무엇보다 튀르키예어로 소통을 할 수 있는 점이 제일 좋다. 그래서 가까워졌다"고 웃었다.
김연경은 튀르키예에서 뛰던 시절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한국에 온 외국인 선수들을 배려한다. 투트쿠는 "가끔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기도 하고, 우리 집에 선수들을 초대하거나, 휴식 때 시간을 같이 보낸다"며 "휴식 시간을 항상 기다린다. 다음에는 케밥을 먹으러 갈 것"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나는 몰랐는데. 계획이 있었구나. 이태원 가야겠구나"라고 미소지었다.
흥국생명은 24일 현대건설과 올 시즌 두 번째 대결을 펼친다. 개막전에선 3-1 승리를 거뒀지만, 현대건설도 이후 7연승 중이다. 김연경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현대건설의 경기력이 좋다"면서도 "올 시즌 첫 주말 홈 경기라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얼마나 중요한지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 생각하면서 승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절친한 사이인 현대건설 양효진에 대해선 "최근에 연락을 잘 안한다. 나만의 작전이 있다. 밀당 같은 것"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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