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나이는 60대"…92세 이길여, 딱 하나 챙긴 동안의 비밀
지금 포털에서 ‘이길여’ 석 자로 사진을 검색해 보자. 공인이라면 보통 과거부터 현재까지 ‘얼굴 변천사’가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의 모습은 시간이 더디 가는 듯 큰 변화가 없다.
첫 인터뷰에서 이를 직접 확인해 보자는 심산으로 ‘매의 눈’이 됐다. 대화를 나누는 동시에 눈길이 아래위로 움직였다. 숱 많은 검은 머리와 잡티가 도드라지지 않는 피부는 낯익은 모습. 그런데 ‘세월을 거스를 수 없다’는 목과 손의 주름의 고랑이 깊지 않아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동년배의 주변 어르신들이 떠올랐다. 이름 앞에 ‘방부제 외모’ ‘우주 최강 동안’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도 모자라 ‘일본에서 정기적으로 특별 시술을 받고 온다’는 소문이 생겨나는 이유를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청춘의 정신만큼이나 외모가 또 하나의 ‘경쟁력’ 이 되는 지금, 이처럼 세월을 무디게 만드는 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로부터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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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하면 많이 빠진 거예요. 30~40대 때만 해도 곱슬 기운이 있는 데다 머리카락이 워낙 굵어서 관리가 어려울 정도였죠. 파마를 하려면 중간중간 숱을 쳐내고 나서야 롤을 말 수 있었으니까요.”
봉긋하게 솟아오른 이 총장의 헤어 스타일은 동안의 최강 포인트다. 미스코리아 참가자 같은 ‘사자 머리’만큼은 아니어도 휑하기는커녕 빈틈이 안 보인다. 노화의 대표 현상인 탈모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보니 가발을 쓰고 다닌다는 의심을 사기도 한다. 가족·비서진에 슬쩍 이야기를 꺼냈을 땐 이미 여러 번 들어봤다는 듯 여유롭게 손사래를 쳤다.
조카인 최미리 가천대 수석부총장은 머리숱을 두고 ‘일종의 집안 내력’이라며 말을 보탰다. “저희 어머니(故 이귀례 한국차문화연합회장)도 숱이 많은 편이었는데 총장님이 좀 더 모발이 굵고 풍성한 편이에요.”
실제 젊을 때 사진을 보면 ‘가계의 흔적’을 알아볼 수 있다. 머리도 머리지만 진한 눈썹이 눈에 띄는 포인트다. 한창 젊을 땐 따로 아이 펜슬 같은 걸 써서 그릴 일이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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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의 피부는 나이에 비해 주름이 깊지 않고 톤이 일정하게 정리된 편이다. 웬만한 화장으로 가려지지 않는 검버섯이 가까이서도 잘 보이지 않는다.
“피부 좋은 건 어머니를 닮은 거 같아요. 어머니가 참 고우셨어요.”
싱거운 이 총장의 한 마디에 2001년부터 이 총장 곁을 지킨 김경민 비서가 말을 거들었다. “제가 화장 안 한 모습을 자주 보잖아요. 그런데 어쩌면 생얼일 때가 더 동안으로 보이지 않나 싶기도 해요. 골프처럼 야외 운동을 많이 하시는데 잡티가 많지 않은 건 타고난 거죠.”
특별히 애용하는 화장품 브랜드도 딱히 없다. 생일이나 명절 때 주변에서 화장품 선물을 많이 주다 보니 따로 사는 일 없이 쓸 만큼 충분하기 때문이란다. 연령을 고려해 대부분 탄력 강화 제품군이라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하지만 유전과 화장품만으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을까. 특히 학생들과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친근함을 주기 위해 ‘젊게 보이는’ 노력이 불가피해졌다. 하여 10여 년 전부터 길병원 피부과를 찾아 정기적으로 레이저 시술을 받는다. 그 덕에 ‘10년 전 사진보다 지금이 더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2012년 뉴스위크 표지 모델 때부터 지금까지가 동안으로 더 돋보이는 것 같다”라는 게 주변의 평이다.
여기에 ‘피부는 시술만큼 습관이 생명’이라는 말이 이 총장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피부 미인들이 대부분 강조하는 수분 유지가 핵심 중 핵심. 하루에 마시는 물이 최소 1.5L다. 생수 외에도 보리차·결명자차·옥수수차 등을 골고루 들이킨다. 또 평소 커피보다 차로 음료수를 대신하고, 집안 곳곳에 가습기를 충분히 틀어 감기 예방은 물론 피부를 건조하지 않게 만든다.
(계속)
화장품을 ‘아무거나’ 쓰는 이 총장도 깐깐하게 고르는 아이템이 따로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여기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또 보통의 시니어와는 다르게 이 총장의 ‘멋 부림’은 차별점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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