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권? 자발적 탄소 시장을 보라
종잡을 수 없는 기후 변화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기후 변화를 이대로 방치하면 세계 각국 성장률이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주요국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자국 기업 탄소 배출을 규제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이에 최근 주목받는 것이 자발적 탄소 시장(VCM·Voluntary Carbon Market)이다. 자발적 탄소 시장은 탄소중립을 이행하려는 기업이나 기관이 스스로 ‘탄소상쇄크레디트’를 사고파는 시장을 말한다. 일찌감치 이 시장을 눈여겨보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일체화된 탄소 관리 플랫폼을 개발한 인물이 있다. ‘키우다(KIUDA)’의 리챠드 윤 대표다. 리챠드 윤 대표는 “규제 탄소 시장의 탄소할당배출권에 중점을 둔 한국과 달리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탄소상쇄크레디트를 적극 활용해온 만큼 우리 기업도 머지않아 자발적 탄소 시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자발적 탄소 시장이다. 민간 주도로 운영되며 기업이 탄소 배출 후 탄소 저감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상쇄크레디트를 구매해 자발적으로 배출량을 상쇄하는 방식이다. 정부 규제가 없고,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두 시장은 다른 구조지만, 모두 탄소중립이 목표라 향후 3~5년 내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키우다의 탄소 거래 플랫폼은 주식 거래 플랫폼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일단 탄소 감축 프로젝트가 주식 종목처럼 플랫폼에 상장된다. 이후 탄소 감축 프로젝트의 탄소상쇄크레디트가 발행되고, 동시에 블록체인화된다. 키우다의 거래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크레디트를 사고팔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정해진다. 지불 수단은 암호화폐 토큰이 아닌 미국 달러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만큼 탄소 감축 프로젝트 생성 정보부터 구체적인 크레디트 유통, 거래, 폐기 내역까지 모두 블록체인 기술로 암호화된다. 수직 구조로 일체화된 ‘키우다 d-MTV 시스템’ ‘키우다 탄소 등록소’ ‘키우다 거래 플랫폼’에 기록되고 영구 저장되는 만큼 탄소 거래 투명성은 주식 거래보다 더 높다.
홍콩에 먼저 회사를 설립한 후 본사 위치를 모색하던 중, 아시아에서 IT 산업하기 좋은 국가로 스리랑카를 발견했다. 스리랑카국립대 현직 교수이자 싱가포르국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블록체인·인공지능(AI) 전문가와 함께 회사를 설립했고, 블록체인 기반 탄소 관리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주목할 만한 지역은 아프리카다. 지난 3월 아프리카 국가들이 만든 ‘아프리카 탄소 시장 이니셔티브(ACMI)’는 1265조원 규모의 자발적 탄소 시장을 주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 기업들은 더 늦기 전에 아프리카에서 탄소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키우다 사업 모델을 눈여겨본 영국계 글로벌 은행이 먼저 맞춤형 미국 달러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탄소상쇄배출권 수요가 많은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요 기업 대상으로 크레디트 거래 플랫폼을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화이트라벨 카본익스체인지(White Label Carbon Exchange)’를 개발했다. 글로벌 탄소 시장에서 탄소상쇄크레디트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고,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로고를 달고 글로벌 탄소거래소 사업도 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글로벌 자발적 탄소 시장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한국의 주요 대기업과 손잡고 자발적 탄소 시장의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되는 것이 꿈이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5호 (2024.11.20~2024.1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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