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점 90% 회복…GTX-A와 시너지?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4. 11. 19.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고 40층 재건축 길 열리며 들썩이는 수서

지하철 3호선과 수인분당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노선과 SRT(수서고속철도)가 교차하는 수서역 2번 출구로 나와 1~2분만 걸으면 중층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명실상부 서울 동남권 교통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는 수서역 초역세권 단지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바로 수서삼익아파트다. 1992년 준공한 이 단지는 5개동, 최고 15층에 총 645가구로 구성됐다. 재건축 기한인 30년이 훌쩍 지났다. 단지 인근에는 잠실이나 강남, 삼성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잘 갖춰져 있다.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 영동대로, 동부간선도로의 진·출입도 쉽다. 한마디로 교통만큼은 서울 동남권에서 가장 좋은 단지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쪽으로는 탄천이 흐르고 길 건너에는 광수산이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입지만큼은 매력적인 단지다.

다만 수서삼익아파트는 부침이 많았다. 2021년 말 부동산 열풍이 불던 시절, GTX-A노선 개통 기대감과 함께 정점을 찍었다. 이 단지에서 가장 작은 면적인 전용 49㎡가 2021년 말 15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부동산 열기가 다소 꺾이고 수서역 일대 개발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수서삼익아파트 시세는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재건축 사업성. 지난해 11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기본적으로 사업성 자체가 낮은 단지다. 수서삼익아파트 기본 용적률은 224%다. 대지지분도 많지 않다.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은 약 36㎡로 일반적인 재건축 단지와 비교해 적은 편이다.

여러 이유로 수서삼익아파트는 2021년 말 이후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2022년 수서삼익아파트 전용 49㎡의 경우 거래가 아예 없었다. 2023년에는 전고점 대비 한참 하락한 10억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올해 3월 GTX-A노선이 개통되면서 수서삼익아파트는 다시 시장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지난해 7월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 49㎡는 올해 1월 11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6개월 만에 1억원 상승했다. 올해 8월에는 12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전고점 대비 85% 이상 회복했다.

전용 84㎡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월 14억7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올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8월에는 18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전고점 대비 90% 이상 회복했다.

서울시가 수서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새롭게 정비하면서 사업성 낮은 수서역 일대 아파트도 재건축 길이 열린 덕분이다. 일부 단지는 용도지역 종상향도 가능해지면서 수서삼익아파트 또한 낮은 사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근 수서차량기지 복합개발 사업도 속도를 내면서 수서역 일대 여러 아파트가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가 강남구 수서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새롭게 정비하면서 수서역 일대 노후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관식 기자)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나선 수서

일부 단지 준주거지역 종상향 검토

서울시는 ‘수서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마련해 주민 의견을 청취한다고 밝혔다.

지구단위계획은 지역 전반에 대한 개발 가이드라인을 뜻한다. 1990년대 초 만들어진 수서와 일원 일대 아파트 단지 대부분의 재건축 기한이 도래했다. 서울시는 16개 단지를 각각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수서택지개발지구는 서울시 강남구 수서·일원동 일대 약 133만5246㎡ 규모로 약 1만2000가구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2012년 이후 약 12년 만에 추진되는 이번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통해 가장 주목할 단지는 수서삼익아파트다. 기존 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이 가능해졌다. 준주거지역이 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이 250%에서 400%까지 높아지며 재건축 사업성이 대폭 높아진다. 다만 용도지역을 높이려면 대지면적 10%를 공공기여하고, 건축 연면적 20% 이상은 업무시설과 판매시설을 확보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수서한아름아파트 또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단지로 꼽힌다. 1993년 준공해 이미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이 지난, 총 498가구 중소형 단지다. 수서역 인근 다른 단지와 달리 수서한아름아파트는 중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50㎡가 넘는다. 수서한아름아파트가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상향 조정되면 재건축 사업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수서역 오른쪽에 위치한 임대아파트 수서6단지는 현재 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까지 용도 변경이 가능해진다. 일반상업지 상한 용적률은 800%로 준주거지역보다 훨씬 높다. 임대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수서역 일대 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로 수서역뿐 아니라 인근 일원동 일대 저층 주거단지도 층수를 높여 재건축이 가능해졌다. 대모산과 광수산 인근에 위치한 한솔마을과 상록수, 일원가람, 청솔빌리지 등이 대상이다. 현재 용도지역은 2종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이지만 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이 가능해지며 재건축을 통해 층수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수서역 일대 높이 제한도 완화됐다. 수서역 일대는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가 지나간다는 이유로 고도 제한이 걸려 있다. 서울시는 규제 완화를 통해 밤고개로변은 120m까지 높일 수 있도록 했다. 1층 높이를 3m로 가정할 때 최고 40층까지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수서택지지구 내 상당수 아파트 단지들은 용적률이 200% 이상으로 지어졌다. 때문에 재건축 연한이 도래했지만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로 중층 아파트도 높이 제한을 완화받아 현재 용도지역 법적 상한선까지는 재건축을 통해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 관측이다.

다시 반등하는 수서·일원 아파트

전고점 대비 80~90% 수준까지 올라

GTX-A노선 개통과 함께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로 재건축 사업이 힘을 받으면서 수서·일원동 아파트 가격은 올해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일부 단지는 2~3년 전 전고점을 회복한 모습이다.

수서한아름아파트 전용 129㎡는 2021년 7월 21억원에 거래됐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1월에는 18억6000만원까지 하락했지만 올해 전고점을 돌파했다. 올해 4월 같은 면적이 21억3500만원에 거래됐으며 올해 9월과 10월에는 각각 21억9500만원, 21억8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22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나온 매물은 22억~23억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수서신동아아파트 전용 49㎡는 올해 9월 12층 매물이 1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10월 전고점(15억원)과 비교하면 약 90% 수준이지만 추세로 보면 상승 곡선에 있다. 올해 초 12억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약 2억원 올랐다.

일원동 일대 저층 아파트 단지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일원동 상록수 전용 84㎡는 지난해 4월 4층 매물이 18억97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8월 같은 면적 같은 층수 매물이 2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24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됐다.

부동산 업계는 수서역 일대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와 함께 수서차량기지 복합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수서역 일대가 천지개벽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SRT 수서역 오른쪽 부지에는 신세계 백화점이 지난해 착공에 들어갔다. GTX-A노선 역시 지금은 부분 개통이지만 3~4년 후 완전 개통되면 활용도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수서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소형 면적 중심으로 대지면적 대비 가구 수가 많고 기본 용적률이 높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전에는 용적률 200% 이상,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 45㎡ 이하 단지는 재건축이 쉽지 않았지만 용도지역을 상향 조정할 경우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조합원들이 늘어나는 용적률 상당 부분을 가져가게 되면 일반분양 가구 수가 적어 추가 분담금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5호 (2024.11.20~2024.11.26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