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러 경제..."푸틴 취약점, 전쟁에 타격 줄수도" [우크라전 1000일]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고통스러운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 "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18일(현지시간) 내린 진단이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여러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경제가 3.6% 성장하고, 최근 북한군까지 지원받았으나 이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매체는 그 근거로 지난달 러시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 심화를 들었다.
“러 중앙은행, 앞으로 닥칠 문제 경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9%에서 21%로 2%포인트 인상했다. 21년 만의 최고치로, 시장에선 연말까지 23%로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전쟁 직후 기록했던 기존 최고치(20%)도 뛰어넘었다. 전쟁이 3년째 이어지며 군사 분야에 막대한 지출을 지속한 결과 나타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8.4%)에 대한 대응책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변화는 보통 전쟁 중엔 중앙은행이 경제 활동 억제에 소극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이라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은 힘의 과시라기보다 앞으로 닥칠 문제에 대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는 정부 지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9월 공개된 러시아 예산안에 따르면 국방·안보 연간지출은 전체 정부 지출의 40% 이상,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8%에 해당하는 17조 루블(236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방비는 냉전 이후 가장 많다.
기업 파산 20% 늘어…“내년 투자 계획 보류”
러시아 정부는 그간 가계 부채 상환 유예, 기업 대출 보조금 등으로 경제에 개입해왔다. 그러나 올해 기업 파산은 20% 늘었다. 무역단체인 러시아 산업·기업가 연합은 차입 비용 부담 때문에 내년 투자 계획이 보류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높은 이자율은 기업과 소비자 지출을 더 위축시킬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1.3%로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영개발은행인 VEB도 성장률 전망치를 2%로 낮췄다.
중국 의존 심화…“루블화 가치 주시”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 문제다. 중국은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전체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드론·미사일·탱크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전자공학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무료가 아니기에 러시아는 위안화 기준 자국 통화 가치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처지다. 이 수치는 올해만 10% 하락해 전쟁 발발 이래 최저치에 가까워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중요한 수입품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루블화 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건 푸틴에게는 취약점이고, 그의 전쟁 수행 능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푸틴은 도널드 트럼프가 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를 바라고 있을 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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