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 사이먼 래틀 "더 나은 연주 위해 조성진과 협연"

박병희 2024. 11. 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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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20~21일 롯데콘서트홀서 래틀과 협연
브람스·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 연주할 예정

4악장 구성에 연주시간 50분.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여느 교항곡 못지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베토벤과 라흐마니노프의 가장 긴 피아노 협주곡의 연주 시간이 약 40분 정도인데 그보다 10분가량 길다. 그만큼 피아니스트에게는 까다롭고 힘든 곡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이 곡을 연주한다. 사이먼 래틀 경이 지휘하는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BRS)과 협연한다.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은 이날부터 내달 5일까지 아시아투어를 한다. 한국에서 20~21일 공연한 뒤 일본에서 6회, 대만에서 4회 연주할 예정이다. 조성진은 단독 협연자로 투어에 함께 한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창단 75주년 기념 투어로 20일과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앞서 19일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영한 기자

조성진은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어 첫날 연주할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에 대해 "연주를 마친 뒤에는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진이 빠지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 직전 독일 뮌헨에서 연주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편했다고 했다. 조성진과 래틀 경이 지휘하는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뮌헨에서 열린 자선 연주회에서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했다. 조성진은 사흘 전 연주에 대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무척 힘든 곡인데 오케스트라랑 지휘자가 너무 훌륭하고 잘해서 제가 힘든 것을 까먹은 것 같다"고 했다.

래틀 경도 조성진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줬다. "조성진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더 나은 연주를 들려드리기 위해서다."

지휘를 맡은 래틀 경은 2023~2024 시즌부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로 취임했다. 앞서 2002년부터 2018년까지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로, 2017년부터 2023년까지는 런던 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래틀 경은 2017년 베를린 필, 2022년 런던 심포니를 이끌고 내한했다. 두 차례 내한 공연 때도 모두 조성진이 협연했다.

래틀 경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교향악적 작품이고, 피아니스트와 교향악단이 서로 절대 의지하면서 음악적으로 잘 주고받아야 하는 작품"이라며 "조성진과 함께라면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브람스는 피아노 협주곡을 두 곡 남겼다. 25살 젊은 나이에 1번을 작곡했고, 2번은 23년이 더 흐른 48살에 작곡했다.

조성진은 "1번이 좀 더 열정적이고 젊은 브람스를 느낄 수 있는데 반해 2번은 좀 더 따뜻한 느낌"이라며 "교향악적인 곡이어서 오케스트라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단 75주년을 맞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이달 20일과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조성진과의 협연 콘서트에 앞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조성진의 연주에 대한 칭찬을 하자 조성진이 웃고 있다. 허영한 기자

조성진은 21일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연주 시간이 약 30분 정도로 베토벤이 남긴 5개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도 짧은 편이다.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은 조성진과의 협연 무대 외에 20일에는 브람스의 교향곡 2번을, 21일에는 현대음악가인 베베른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6개의 소품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래틀 경은 21일 연주할 브루크너 교향곡 9번에 대해 "작곡가가 삶을 마치기 전에 마무리한 곡"이라며 "브루크너의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브루크너는 교향곡 9번 3악장을 완성한 뒤 4악장을 채 완성하지 못하고 1896년 눈을 감았다.

래틀 경은 베베른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6개의 소품에 대해 "20세기에 만들어진 작품 중 아주 훌륭한 걸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자신이 이끈 베를린 필과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의 특성을 비교해 설명해줬다.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을 맡게 됐을 때 같은 독일의 오케스트라니까 베를린 필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 보니 베를린 필이 아주 강렬하다면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은 훨씬 유연하고 부드럽다. 지난 30~40년 동안 전 세계의 오케스트라가 기교적으로 아주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그래서 아주 훌륭한 오케스트라는 많다. 하지만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는 매우 적다.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이 바로 그 시인에 해당하는 오케스트라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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