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비극 막기 위해… 당뇨병 환자, 1년에 한 번 ‘이 검사’ 받아야

최지우 기자 2024. 11. 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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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똑똑 스케치
생활습관 철저히 개선하고, 병 진단 땐 ‘피네레논’ 등 약물 적극 고려를
지난 11월 12일 열린 헬스조선 건강콘서트에서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이재혁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당뇨병과 신장질환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실제 당뇨병 환자 중 약 40%가 만성 신장질환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신부전으로 이어져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헬스조선은 지난 11월 12일 포스코타워역삼 이벤트홀에서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주제로 49회 건강콘서트 건강똑똑을 개최했다. 이날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이재혁 교수가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현황과 예후, 예방 및 최신 치료, 생활습관 관리법 등에 대해 강의했다. 이후에는 헬스조선 최지우 기자가 이재혁 교수와 함께 현장에서 청중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토크쇼와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행사에는 청중 약 160명이 참여했다.

지난 11월 12일 열린 헬스조선 건강콘서트 현장 모습./사진=신지호 기자

◇신장 건강 적극 점검해야
당뇨병으로 인해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되면 신장의 작은 혈관이 손상돼 기능이 서서히 망가진다. 당뇨병 환자가 신장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 기타 합병증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지며 특히 고혈압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발생률 및 이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한다. 당뇨병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보다 심혈관계 사망률이 여섯 배 높으며 당뇨병만 있는 환자의 세 배, 신장질환만 있는 환자보다 두 배 높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신장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이재혁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최소 1년에 한 번은 혈액 검사(사구체여과율 확인)와 소변 검사(알부민뇨 수치 확인)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만약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사구체여과율이 60 미만이거나 알부민뇨 수치를 뜻하는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이 30mg/g 이상인 경우 당뇨병성 신장질환으로 진단된다.

헬스조선 건강콘서트에 참여한 청중이 당뇨병 신장질환 강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식이 조절 등 생활 관리 필요
적극적인 식이 조절은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다. 이재혁 교수는 “당뇨병과 신장질환에 권장되는 식단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당뇨병성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당뇨병 관리에만 집중된 식단을 실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례로, 당뇨병 환자들이 주로 섭취하는 현미밥, 잡곡밥 대신 흰쌀밥을 섭취하고 칼륨이 다량 함유된 일부 채소와 과일 섭취를 자제하는 식이다.

당뇨병성 신장질환 식사 관리의 기본은 소금 섭취를 하루 5g 이내로 줄이는 것이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소변을 통한 염분 배설 능력이 저하돼 나트륨 과다 섭취 시 혈압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 섭취량도 하루 0.8g/kg으로 제한해야 한다.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요독이 신장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신장에 부담이 된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인이나 칼륨 배출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단, 환자 상태에 따라 세부적인 식단이 달라질 수 있어 식단 변경 전 주치의와 상의가 필요하다.

식사 관리 외에 기타 생활습관 변화도 동반돼야 한다. 이재혁 교수는 당뇨병성 만성질환 진단 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로 ▲혈당·혈압 관리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 유지 ▲금연·금주 ▲알부민뇨 관리 ▲지질 관리를 꼽았다. 이러한 관리가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신장 기능 저하를 늦추고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이재혁 교수(왼쪽)와 최지우 기자(오른쪽)가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초기 약물 치료로 투석 시기 늦춰야
신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워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재혁 교수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신장 기능을 점검하고 신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면 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며 “특히 당뇨병 환자는 신장질환의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장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다 보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한 상태에 이를 수 있는데 최근 개발된 피네레논과 같은 신약이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네레논은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억제제로 기존 당뇨병 신장질환 치료에 쓰이던 약물들과 기전이 다르다. 현재까지 당뇨병 신장질환 치료에는 혈압과 알부민뇨를 감소시키거나 혈당 조절 및 혈압, 체중, 알부민뇨 감소 효과가 있는 약물이 사용됐다. 이 교수는 “피네레논은 당뇨병에 의한 신장 염증, 섬유화 등을 차단함으로써 신장 기능 악화를 방지해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투석 치료를 피하거나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신장 보호 효과가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현재 대한신장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를 비롯해 미국당뇨병학회, 유럽심장학회 등 국내외 주요 학회에서 2형 당뇨병 환자의 만성 신장질환 진행 억제 및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를 위한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이 교수는 “약물 치료는 혈당 및 혈압 관리, 생활습관 개선과 병행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초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만으로도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만큼, 당뇨병 환자들의 조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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